美 뉴욕 법원, 영풍·MBK 증언 요청 인용… 핵심 인사들 증언 확보
영풍 “부실 기업에 5800억 투자, 고려아연에 막대한 손실” 주장
고려아연 “순환자원 신사업 핵심, 문제 없다” 반박

경영권 분쟁으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영풍과 고려아연.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경영권 분쟁으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영풍과 고려아연.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고려아연이 2022년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Igneo)’를 5800억원에 인수한 거래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대 주주인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이 인수가 '비정상적인 거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현지 핵심 인물들의 증언을 확보해 법적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18일 “이그니오 인수 과정에 깊이 관여한 미국 법인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Point Holdings)’의 주요 인사들에 대한 증언을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원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증언 요청을 접수한 지 단 3영업일 만에 이를 인용했다.

이번에 확보된 증언자는 페달포인트 CFO 함모 씨와 시니어 매니저 하모 씨로, 이들은 이그니오 투자 결정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영풍·MBK는 한국에서 진행 중인 주주대표소송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를 확보하게 됐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이미 지난 2일, 미국 법원의 협조를 통해 페달포인트의 내부 문서와 법인 대표에 대한 증언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증언 확보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공개매수 과정에서 최윤범 회장이 이그니오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과대평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그니오는 인수 당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연매출도 수십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였다. 반면 매도자는 투자금 대비 100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반면, 매도자에게는 과도한 이익을 안겨준 부당한 거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증언 확보에 대해 “이번 미국 법원의 결정은 단순한 증거개시 수준을 넘어, 이그니오 인수 과정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증언 확보로 이어졌다”며 “고려아연 이사회 책임을 묻는 소송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이그니오는 비철금속 자원 순환 및 신사업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인수는 충분히 타당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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