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각 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각 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오름세가 눈에 띄게 둔해졌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대책)’으로 강화한 대출 규제가 즉각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755조7260억원으로, 6월 말(754조8348억원)과 비교해 8912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달보다 크게 줄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달 하루 평균 약 2251억원씩 상승했으나, 이달 들어 일평균 891억원 오르는 데 그쳤다. 증가 속도가 절반 이하(약 40%)로 줄어든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빠르게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6·27 대책에서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즉각적·일괄적 대출 한도 축소 등이 위축된 주택시장 매수 심리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부담, 경기 둔화 등이 맞물리며 대출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일부 전세대출·주담대 차주들이 상환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6·27 대책 직후 은행들이 한시적으로 중단한 비대면 주담대를 다시 취급하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일 비대면 주택구입자금 대출 접수를 재개했으며, 신한은행(16일)과 농협은행(18일) 등이 비대면 주담대 영업을 재개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대출 증가 속도가 둔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대면 대출 재개와 계절적 수요에 따라 일부 대출 승인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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