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은행에서 투자 대기 자금 성격인 요구불예금이 최근 1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코스피 5000 시대 개막’ 등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 기조와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 등에 힘입어 많은 돈이 증권가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예금은행 원화예금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3월 말 잔액(말잔) 기준 355조8720억원에서 4월 345조3299억원으로 한 달 새 10조5421억원 줄어들었다.
같은 기준 예금은행 요구불예금은 △1월 334조8538억원 △2월 337조3862억원 △3월 355조8720억원 등 오름세에서 한 달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예금주별로 살펴보면 가계와 기업 역시 4월 감소세로 전환하는 동일한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국내 증권 시장에는 자금이 활발하게 흘러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증시의 투자자 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제외)은 64조9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5월 말 57조2971억원에서 7조6687억원 증가했다.
한은 요구불예금 통계가 보통 2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표되는 점을 고려하면, 4월 요구불예금 급감과 5~6월 투자자 예탁금 증가는 시중의 유동성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증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예금은행의 유동성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증시에 투자하려는 대기 자금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라며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 등에 거는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증시로 자금 이동’ 신호가 분명하다면, 은행들은 단기 고금리 수신 경쟁, 요구불성 자금 유지 전략, 고액 자산가 등의 자금과 접점 확보 등으로 자금 이탈을 막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