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보존·환경 뮤지컬·공기정화 시설 설치 까지...
"과학적· 미래지향적 진화"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국내 기업들의 친환경 활동이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과거 일회성 행사 차원을 넘어 생태계 복원, 탄소 저감, 미래세대 교육 등 보다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존, 어린이 찾아 '친환경 교실'
남양유업은 전국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생물다양성 보존과 환경 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주공장은 지난 4월부터 '2025 경주 생태계 교란 유해 외래어종 잡기 대회'에 참여해 토종 어류를 위협하는 블루길, 배스 등을 집중 포획했다. 세종공장과 나주공장 역시 연내 멸종위기종 보호와 서식지 정화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천안공장은 지역 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환경보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천안시와 공동으로 '하천가꾸기 사업'을 전개해 공장 인근 원성천과 승천천 정화 작업을 실시했다. 특히 남양유업은 차세대 환경 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했다. 초등학생 대상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참여 인원을 기존 연 350명에서 1500명으로 늘리고 교육 콘텐츠를 전면 개편했다.
일상생활 속 탄소 저감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저탄소 대체 우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우유 1리터 생산 시 약 3.7kg의 탄소가 배출되는 점에 착안해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낮은 두유(0.89kg), 귀리음료(0.45kg) 등 식물성 음료 소비를 장려하는 것이다.
6월 2일부터 13일까지 코오롱FnC 사옥 내 카페에서는 우유가 들어가는 음료 주문 시 귀리나 두유로 무료 교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리 우유 라떼를 1000원에 판매하는 특가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저탄소 발생 음료' 마시기, 뉴욕·런던서 홍보 영상 전파
LG전자는 세계적 랜드마크를 활용한 메시지 전파에 나섰다. 5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의 대형 전광판에 유엔환경계획(UNEP) 제작 캠페인 영상을 상영한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라는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에 맞춰 폐플라스틱의 친환경 소재 전환 노력을 조명하는 내용이다.
전 세계 28개 사업장에서는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나무심기와 자연정화 활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자원순환 우수 제품 사용 확산을 위해 폐전기·전자제품 재활용 공제조합인 E-순환거버넌스와 협력해 'E-순환우수제품' 인증 받은 제품을 LG베스트샵에서 구독하는 신규 고객에게 환급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병행한다.
동아제약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단위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천안시와 '회수·재활용 순환체계' 구축에 합의했다. 천안시가 관내 아파트 단지에서 종이팩을 회수·재가공하면 동아제약이 이를 제품 포장재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지역사회-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자원순환 모델의 전형이라는 평가다.
차세대 환경 의식 함양을 위한 창의적 접근법도 눈에 띈다. 롯데칠성음료는 EBS, 초록우산과 공동 기획한 어린이 환경교육 뮤지컬 '환경지킴이 히어로 이벤져스 이다'를 5일 경남 양산 쌍벽루아트홀에서 선보였다.
이 작품은 환경 파괴를 일삼는 악역 '버려버려캣'에 맞서 번개맨과 이다, 어린이들이 힘을 합쳐 수질보호와 분리수거를 통한 '클린에너지'로 환경을 지킨다는 스토리로 구성됐다. 13일 충주시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모여라 딩동댕' 공개방송에서는 '플라스틱은 쓰레기가 아니다' 공연을 통해 순환경제 개념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계획이다.
환경뮤지컬 제작, 환경영화제 후원으로 문화와 접목
한세예스24홀딩스는 환경 메시지를 문화 콘텐츠와 접목시키는 방향을 택했다.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 1000만원을 후원하고 그룹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한다. 2004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이 영화제는 세계 3대 환경영화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영화제는 '레디, 기후, 액션!'(Ready, Climate, Action!)을 슬로건으로 전 세계 35개국 제작 77편의 환경 관련 작품을 상영한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2023년부터 3년째 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청주공장에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용기내’ 캠페인을 실시했다. 오비맥주는 제로웨이스트숍 ‘1.5도씨’와 함께 청주 공장에 '리필 스테이션'을 마련했다. 리필스테이션에선 임직원들이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친화경 바디워시 등을 채워줬다. 세계 환경의 날 주제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맞춘 행사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숍 ‘1.5도씨’는 소비자가 준비해 온 다회용기에 샴푸와 바디워시 등을 소분해 판매하는 친환경 가게로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에 동참하며 탈플라스틱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공기정화 장치 설치, 다회용기 확산 운동 등 다양한 활동
오비맥주 광주공장은 지난달 26일 전라남도, 한국환경공단, 수자원공사, 영산강유역환경청, 영산강홍수통제소, 광주환경공단과 공동으로 광주시민의 숲 정화활동을 실시했다. 임직원 환경교육과 사무실 소등, 구내식당 잔반 줄이기 등 생활 밀착형 환경보전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나아바코리아는 기술력을 앞세운 차별화된 접근법을 선보인다. 독자 개발한 바이오필터를 활용해 일반 식물 대비 약 190배 높은 공기정화 능력을 자랑하는 그린월 '나아바 원'을 최근 기빙플러스 수서점에 설치했다. 장바구니, 다회용 컵 등 친환경 생활용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전정식물을 증정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형식적 이벤트에 그쳤던 기업들의 환경 활동이 본업과 연계된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ESG 경영 정착과 함께 환경보호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