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평균 배당성향 34.74%… 미국·유럽과 여전히 격차
ISA 제도 확대에도 활용도 낮아… 개인 투자자 단기 매매 고착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 /그린포스트코리아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주식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배당 기반의 장기투자 시스템’ 구축을 제시했지만, 낮은 배당성향과 단기 매매 중심의 투자문화, 제도 활용도 저조 등 현실과의 간극이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서 “배당 기반의 투자 시스템으로 장기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자산 시장의 부동산 편중을 해소하고,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34.74%로 전년 대비 0.43%포인트(p) 증가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등으로 일부 기업들이 배당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40.95%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40~50%), 유럽(50~60%)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배당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 기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주식시장의 개인투자자 평균 보유기간은 약 70일로, 미국(약 5년), 일본(약 1.5년) 등 주요국과 비교해 현저히 짧다. 단기 차익 실현 중심의 거래 문화가 고착돼 있다는 평가다.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부족한 편이다. 공매도 제도나 대주주 양도세 요건 등은 장기 보유자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구조로 지적된다.

정부는 장기투자 유도를 위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 2023년부터는 연간 납입한도를 4000만 원(총 2억 원)으로 상향하고, 비과세 한도도 500만 원(서민형은 1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실제 활용도는 낮다. 2024년 기준 전체 ISA 계좌의 63.1%가 납입금액 1만 원 이하의 비활성화 계좌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세제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 영국은 ISA, 일본은 신NISA 제도를 통해 장기 투자에 대해 세금 감면이나 면제를 해주고 있다. 일정 기간 이상 보유 시 수익 전액 비과세 등의 인센티브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제도는 단순한 계좌 설계에 그치지 않고, 세제 측면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투자 자금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머무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배당 확대와 장기투자 유도”를 통한 주식시장 신뢰 회복을 강조했지만, 제도 인프라의 실효성과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장기투자를 유도하려면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 세제 인센티브 확대, 투자 문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급등한 종목에 몰렸다가, 단기 수익을 실현하려 서둘러 매도하거나 하락 시 손절을 망설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