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인 해외여행객들의 등산복 패션이 관심을 모은바 있다. 알록달록 총천연색의 고급 등산복을 차려입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전세계 주요 여행지에 출몰하면서 이제는 해외여행지에서 등산복을 입은 사람은 90%이상이 한국인이라는 농담까지 회자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도 여행에서 등산복을 입고 안 입고는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과 함께 한편에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일률적 등산복이 국격을 떨어뜨릴수 있고, 때로는 민망한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등산복 패션이 산이나 야외활동할때는 최상의 패션이겠지만, 레스토랑이나 박물관, 유적지 등에선 너무 튈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아공을 가로지르는 블루트레인이라는 고급 숙박열차에선 이국적인 정취를 즐기며 침실은 물론 고급 레스토랑 식당차까지 이용할 수 있다. 독특한 점은 각자 객실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여행을 즐기던 승객들이 저녁이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급 정장을 꺼내 입고 식당차에 모인다고 한다.

비좁은 열차 식당칸이지만 고급 레스토랑의 격식에 맞게 각자 나름의 멋과 식사예절에 맞는 복장을 하고 앉아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개인의 취향과 사생활은 존중받아야 할 사안이지만, 해외 여행지에서 한국인들은 언젠가부터 단체 맞춤복같은 등산복으로 대변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해외 여행객은 각자가 그 나라의 개인 외교관’이란 말이 있다. 우리가 특정 국가 여행객들의 에티켓을 비난하며 ‘어글리~’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기 전에 우리 자신부터 그럴 자격이 있나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실제로 해외 문화 유적지나 종교시설, 음식점 같은 곳엔 엄연히 복장의 자유가 통제된다. 그 장소의 성격과 현지 문화의 격식에 맞춰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내 돈을 주고 온 여행지에서 왜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냐는 항변엔 ‘복장을 갖춰달라’는 해외 어느 음식점의 한글 경고판을 눈여겨보길 추천한다.

현지인들의 눈빛이 얼마나 따가웠던지 이젠 여행사들도 단체여행 전 고객들에게 등산복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보다 멋진 여행을 위해서라도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복장과 예절로 현지 문화와 분위기에 한껏 녹아들어보자는 여행의 취지를 살려보는 건 어떨까?

binia96@eco-tv.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