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인기에 힘입어 중국 수출길이 열렸던 삼계탕이 지지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한다. 삼계탕을 먹는 유시진의 모습에 반한 4000명의 중국인들이 한강공원에 몰려와 영화를 보고 삼계탕 파티를 벌인지불과 5개월 만으로, 지난 6월이후 대중국 수출실적은 당초 목표대비 10%남짓에 불과한 실정이다. 

당장 삼계탕 한류바람이 불 것처럼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렸던 정부로서도 민망할 정도다. 일각에선 한류 드라마 인기에 편승한 정부의 성급한 졸속정책 추진이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제대로 홍보도 하지 않고 현지 분위기가 어떤지 파악할 겨를도 없이 수출기업을 모집하고 업적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맛이다. 중국 수출용 삼계탕엔 인삼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말 그대로 무늬만 삼계탕인 백숙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인삼의 경우 일반 식품이 아닌 약물로 지정하고 있어 수입이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고 한다. 삼계탕 역시 가장 중요한 재료인 인삼 때문에 그동안 중국 수출이 어려웠는데 이번 협상타결 과정에서 삼계탕 1인분에 인삼 함량을 3g으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수출이 가능해졌다.

인삼이 3g만 들어가는 삼계탕을 삼계탕이라 부를 수 있을까? 결국 인삼 냄새도 나지 않는 삼계탕을 중국인들에게 팔고 있는 셈이다. 백숙도 삼계탕도 아닌 음식을 먹은 중국인들은 유시진이 해준 삼계탕을 맛보며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운 강모연의 심정을 이해하기 어려울 듯 싶다.

정부의 성급한 일처리는 인삼의 양도, 삼계탕의 맛도, 중국인들의 기호도 전혀 상관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실적에 연연한 결과다. 이미 수출된 가짜 삼계탕들은 중국인들의 손길을 타보지도 못한 채 슈퍼 한 켠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고 한다. 삼계탕을 중국에선 ‘한국 전통 몸보신 음식’으로는 홍보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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