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포커스뉴스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시 부정선거 의혹으로 개봉되지 못한 서울 구로구을 선거구 부재자 우편 투표함의 봉인이 29년 만에 풀렸다.

21일 서울 종로 선거연수원에서 한국정치학회와 중앙선관위가 함을 열고 개표를 진행했다. 개표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 45분으로 함에 담겨있던 투표용지는 모두 4325표(당시 부재자투표 신고자 4529명) 였다.

개표 결과는 유효 투표수 4243표 중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 3133표(73.8%),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 575표(13.5%),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 404표(9.5%)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개함이 부정선거 의문점을 완전히 해소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3대 대선 당시 왜 투표시간이 끝나기도 전인 오전 11시 선관위가 투표함을 개표소로 이동하려고 했는지, 선관위 사무실 안에서 용도불명의 또 다른 투표함 1개와 투표용지 1506장 그리고 인주 등이 연달아 발견된 사안에 대해 이번 개함이 설명해주는 것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분노한 시민들과 학생들은 구로구청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으며, 정부는 이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동원하며 1000여명을 연행하고 200여명을 구속하며 진압한 바 있다.

당시 선관위는 문제의 이 투표함을 되찾았으나 전국 개표 결과 노태우 후보와 김영삼 후보의 표간 격차가 이미 200만 표 이상 차이나 투표함이 개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개함은 일부 시민단체의 격한 항의 속에 진행됐다. 이들은 개함반대 기자회견에서 "투표함 개함으로 구로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왜 하필 지금 투표함을 열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어 이들은 "아직 해당 투표함의 보관 경로마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1987년 당시 구로구청 안에는 빈 투표 용지, 기표용 붓두껍, 인주 묻은 장갑 등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던 물증들이 있었다. 이것을 제외하고 부재자 투표함만을 개함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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