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실적 이끄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주력사업 전환 성공
탄소중립·美 IRA 흐름 맞춰 투자 강화…'솔라 허브'로 주도권 굳힌다

<편집자 주> 탄소중립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아직도 탄소중립이란 흐름을 규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규제가 아닌 기회로 접근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도전으로 보였던 해당 기업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각종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특집 호에서는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기회를 잡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주력사업을 석유화학에서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사진은 한화솔루션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소. (사진=한화솔루션)/그린포스트코리아
주력사업을 석유화학에서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사진은 한화솔루션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소. (사진=한화솔루션)/그린포스트코리아

한화솔루션이 석유화학에서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로 중심사업을 전환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과 달리 탄소중립 흐름과 함께 꾸준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기반으로 미국에서 태양광 전 벨류체인을 생산하는 ‘솔라 허브’를 구축해 태양광 산업의 주도권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 한화솔루션, 석유화학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체질개선 이뤄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실적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일부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석유화학 사업은 제품 수요 감소와 함께 중국기업들의 화학제품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겹치며 최악의 시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대표 시장이던 중국이 석유화학산업의 자급률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석유화학산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소재, 이차전지 등 지속가능한 신사업 강화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에서 신사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물론 한화솔루션 역시 올해 2분기 실적은 다른 석유화학기업과 다르지 않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3930억원, 영업이익 194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7%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놀라운 실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6290억원, 영업이익 1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0%, 영업이익은 292.0% 늘어난 수치다.

반면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사업 2분기 매출은 1조3413억원,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1%, 영업이익은 79.1% 감소했다. 즉 주요산업의 중심축이 케미칼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된 셈이다.

특히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한화큐셀)은 지난해 흑자전환 성공 이후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선제적인 신사업 강화 전략을 통해 집중 투자해온 태양광 사업이 북미, 유럽 등지에서 자리 잡으면서 이뤄진 성과다.

실제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은 올해 1분기 미국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주택용 35%, 상업용 35.3%의 점유율을 보이며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주택용시장에서 19분기 연속, 상업용 시장에서는 14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이다. 

물론 최근 태양광 모듈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한화솔루션의 향후 실적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웨이퍼 가격 하락 및 분산발전사업 비용 증가, 일부 발전 프로젝트 매각이 4분기로 이연되는 등 3분기 실적 둔화가 예상되지만 4분기 펀더멘탈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모듈 수익성 하락에 따라 가동률이 조정되며 모듈 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 실적 또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북미 태양광 생산 벨류체인 구축으로 태양광 주도권 강화

조지아주 카더스빌과 달튼에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하는 한화솔루션. 사진은 한화큐셀의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 (사진=한화솔루션)/그린포스트코리아
조지아주 카더스빌과 달튼에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하는 한화솔루션. 사진은 한화큐셀의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 (사진=한화솔루션)/그린포스트코리아

한화솔루션은 이러한 태양광 산업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현지 생산하는 태양광 종합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총 3조원을 투자해 2024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생산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단지가 건설되면 태양광 핵심 벨류체인 5단계 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카터스빌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은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달튼 공장에 2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 능력을 1.7GW에서 5.1GW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말까지 두 공장의 신·증설을 완료해 2024년까지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을 총 8.4GW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러한 태양광 통합생산기지를 ‘솔라 허브’로 명명했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고 수혜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IRA는 미국의 기후위기 대응, 의료비용 절감 등에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발의된 법으로, 미국과 북미지역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솔라 허브 구축 시 미국 내 태양광 설치 수요 증가를 위한 ‘투자세액공제(ITC)’와 태양광 제품 생산에 따른 ‘현지생산 세액공제’ 등을 통해 연간 약 8억7500만 달러(약 1조원)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는 ‘REC실리콘’과 ‘미국산 FBR 폴리실리콘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이라는 태양광 핵심 벨류체인 구축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지난 1월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솔라 허브 구축 계획을 밝힌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시대적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가기 위해 한화솔루션은 북미지역에 솔라 허브를 구축할 것이며, 솔라 허브가 구축되면 태양광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