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순익 1.5조원, KB금융 1.2조원
"은행 NIM이 금융지주 실적 판가름…"
우리금융 VS 하나금융 3위 자리 쟁탈전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오는 25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4대금융 중 KB금융만 실적이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3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3위 자리를 놓고 쟁탈전이 예고된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19일 기준·추정기관 3곳 이상) 모두를 합친 올해 3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4조72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2139억원)보다 12.2% 증가한 규모다.

4대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8조9662억원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에프앤가이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에프앤가이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금융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조563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418억원) 대비 36.9% 상승했다.

이어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9421억원) 대비 4.1% 증가한 9808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9122억원으로 전년동기(8244억원)보다 10.7% 상승했다.

KB금융은 나 홀로 역성장이 전망된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3057억원) 보다 -3.1%로 내린 1조2656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금융지주들의 실적은 비은행 계열사가 아닌 은행 실적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은행 순이익마진(NIM)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NIM은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은행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은행 NIM의 전 분기 대비 예상 상승률은 신한은행이 6bp(1bp=0.01%포인트) ▲KB국민은행 4bp  ▲우리은행 4bp ▲하나은행 3bp 순이다.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대금(세전 4600억원) 차익 반영과 함께 신한은행이 서울시 금고 유치(48조원)로 저원가성 예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자 NIM이 양호한 성과를 보여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KB금융은 국민은행이 저원가성 수신인요구불예금이 이탈하고 예적금 금리까지 오르면서 조달 비용이 늘어나 NIM 개선이 불투명해 실적 부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충당금 등이 모두 개선되면서 경상 순이익이 1조4000억원을 웃돌고,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익 세후 3220억원까지 포함할 경우 순이익이 1조7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26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대출성장률은 씨티은행 대환대출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 초반으로 회복하겠으나 NIM은 1~2bp 개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두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2분기까지는 KB금융이 2조75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금융(2조7208억원)보다 358억원 앞섰다.

올해 3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반영하면, 신한금융이 4조2842억원으로 KB금융(4조222억원)을 2620억원 차이로 올라서 1위 금융지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3위 자리 쟁탈전도 치열하다. 올해 2분기 하나금융을 제치고 우리금융이 3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우리금융이 다시 4위로 주저앉을 수 있다.

올해 2분기까지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1조7614억원, 하나금융은 1조7274억원이다. 이번 3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반영하면 하나금융이 2조7082억원으로, 우리금융(2조6736억원)보다 346억원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증권 보험업계가 부진한 가운데 계열사가 없다는 점이 실적 개선에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나금융은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인수로 대규모 외화부채를 떠안은 하나은행은 환율이 급등할수록 외화환산손실이 커지게 돼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올해 3분기 호실적을 예고한 금융지주들은 마냥 웃을 수는 없다. 향후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현재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인하 압박이 큰 만큼 NIM 인상폭이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다. 환율도 부담이다. 14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상황이 지속된다면 원화 약세에 따른 증시 불안으로 증권 계열사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채권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외화환산손실로까지 악영향이 끼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 급증에 따른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공산이 커 금리 상승에 따른 NIM 개선 추세가 이전보다 현저히 약화될 수 있다"며 "최근 원화 약세와 금리 급등 등 매크로지표들의 비우호적인 흐름은 은행 비이자 손익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개선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오는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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