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5개 주요 기업 평가…글로벌 상위 20% 미포함
LG화학 ‘C+’로 최고, GS에너지 ‘D-’ 최하 점수 받아

글로벌 기후 싱크탱크인 인플루언스맵은 국내 15개 주요 기업들과 관련 협회의 기후정책에 대한 활동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인 ‘한국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4일 최초로 공개했다.(인플루언스맵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기후 싱크탱크인 인플루언스맵은 국내 15개 주요 기업들과 관련 협회의 기후정책에 대한 활동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인 ‘한국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4일 최초로 공개했다.(인플루언스맵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탄소중립과 RE100을 선언하고 있지만, 실제 활동은 목표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주요 기업들이 소속된 협회들은 오히려 기후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기후 싱크탱크인 인플루언스맵은 국내 15개 주요 기업들과 관련 협회의 기후정책에 대한 활동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인 ‘한국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4일 최초로 공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기업들은 평균 ‘D+’ 평가를 받았고, LG화학이 ‘C+’를 받아 최고 점수를, GS에너지가 ‘D-’를 받아 최하 점수를 기록했다.

인플루언스맵은 기업이 기후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을 추적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의 하나로, 기업 혹은 산업 협회의 기후정책 관련 발언과 활동을 분석해 A부터 F까지로 평가한다. 인플루언스맵의 지표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최대 투자자그룹인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를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RE100에 가입하면서 국내 4대 그룹 모두가 RE100에 가입했지만 인플루언스맵에서 평가하는 글로벌기업 400여개 중 상위 20%에 속하는 한국기업은 없었다. LG화학(C+)과 롯데케미칼(C-)을 제외한 모든 한국 기업들은 인플루언스맵 글로벌 평가에서 하위 50%에 속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SK E&S, 삼성전자, 현대제철, 한국전력은 ‘D+’를 받았고,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GS칼텍스, 한국가스공사는 ‘D’를, GS에너지와 SK는 ‘D-’를 기록했다.

기후정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상위 10%에 속한 기업 중에는 B점수를 기록한 애플과 테슬라가 있고, 일본의 이온, 타케타 약품공업, 다이킨 인터스트리즈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국내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 협회들의 평균 점수는 기업보다 두 단계 낮은 ‘D-’로 평가됐다. 이중 한국자동차산업협회(E-)가 모든 기업과 산업 협회 중에서 최하 점수를 기록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E-)와 대한석유협회(E) 등도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인플루언스맵에 따르면 이 협회들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 상향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공해 차량으로의 전환, 화석연료 퇴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관여 활동을 하고 있다. 

장유나 인플루언스맵 팀장은 “한국 기업들이 기후와 재생에너지 관련 선언을 하고 있지만, 이런 목표에 필요한 기후정책에는 그 중요성에 비해서 소극적인 관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동차, 전력사를 포함한 몇몇 영향력이 큰 협회에서는 소속 기업들에 비해 강력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며 다양한 기후 관련 정책 개발을 막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장 팀장은 “기업이 진정성 있게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면 이러한 활동에도 일관성 있게 나서야 한다”며 “글로벌 투자자들과 기타 이해관계자들은 기업들의 정책 관여 활동이 파리 협정에 부합하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러한 정보가 투자와 관련된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언스맵에 따르면 실제로 이번 분석은 한국 기업의 기후정책에 대한 활동 데이터가 필요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3월 시작됐고, 추후 대상 기업과 협회를 확대해 분석 결과를 꾸준히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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