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제공)
(사진 픽사베이 제공)

“먹거리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첫걸음은 식단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가 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이에요. 옥스퍼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고기와 유제품을 끊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탄소발자국을 73%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해요. 또한 이 연구를 이끈 조지프 푸어 교수는 비건 식사가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천이며, 비행기를 타지 않거나 전기차를 사는 것보다도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최근 단체급식 제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2021년부터 군대 내 채식주의자와 무슬림 병사에 한해 ‘고기 없는 식단’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군은 샐러드 바를 운영해 채식하는 데 문제가 전혀 없고, 핀란드와 이스라엘군은 아예 채식 메뉴만 제공한다고 하네요. 이에 비하면 한국 군대의 변화는 아직 미미합니다만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권승문·김세영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中, 101~102쪽.

매년 10월 2일은 ‘세계 농장동물의 날(World Farm Animals Day)’이다. 1983년 미국의 동물권 운동가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알렉스 허샤프트가 농장동물이 겪는 고통을 알리고 농장동물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의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지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소, 닭, 돼지 등 인간의 먹거리를 위해 길러지는 농장동물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 알리고, 농장동물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의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서이다.

매년 10월 2일은 또한 인도 민족운동의 지도자이자 비폭력 운동의 마하트마 간디가 태어난 날이다.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알렉스 허샤프트가 공동 창립자로 있는 미국의 동물권 단체 ‘농장동물권리운동(The Farm Animal Rights Movement, FARM)’에서는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국제적인 기념일로 만들기 위해 국제 연대체인 ‘세계 농장동물의 날(World Day for Farmed Animals, WDFA)’을 조직했다.

WDF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0억 마리의 소, 돼지, 닭, 칠면조, 그 외 지각력 있는 육지동물이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착취당하고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도입된 ‘감금틀 사육’과 ‘공장식 축산’은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농장동물들을 끔찍하고 잔인한 사육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에 따르면, 공장식 축산과 감금틀 사육은 이미 국내 축산농가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국내 양계장에서 알낳는 ‘암탉’들은 A4용지 1장보다도 작은 공간에 갇혀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날개를 펴지도 못한 채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 연속형 철창 케이지)’에 갇혀서 알낳는 기계로 살고 있다. 또한 오늘날 어미 돼지는 몸을 제대로 돌릴 수 없는 가로 60cm, 세로 210cm의 ‘임신틀(Stall, 스톨)’에 갇혀 평생 강제 수정으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새끼 낳는 기계로 전락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 싸게, 더 많이 고기를 먹으려는 우리의 욕심이 동물들을 공장식 축산이라는 지옥으로 내몰았고, 오염 덩어리인 공장식 축산은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의 창고이자 생산공장이 되어 버렸다”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감금틀 사육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오늘날 공장식 축산을 인류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2012년부터 암탉의 배터리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2013년부터 어미돼지의 임신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제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어의 뜻을 알고 중요한 문제인지는 알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렵다는 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승문 기자가 지은 책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문제가 우리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고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 함께 만들고 살아갈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매주 일요일, 책에서 나오는 주요한 내용을 발췌하고 핵심 단어를 선정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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