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추진하면 2050년 전기요금 5배 상승?
주요 국제기구와 선진국, 균등화 발전단가 분석 발표
재생에너지 LCOE 지속 하락 중
2030년 되면 태양광 단가 가장 낮을 전망

IREN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육상풍력과 해상풍력 LCOE도 전년 대비 각각 13%와 9% 하락했고, 2010~2020년 기간에는 각각 56%와 4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IREN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육상풍력과 해상풍력 LCOE도 전년 대비 각각 13%와 9% 하락했고, 2010~2020년 기간에는 각각 56%와 4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2050년 탄소중립 정책이 추진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주요 국제기구와 선진국에서 발표한 균등화 발전단가(LCOE) 분석을 통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계적으로 LCOE가 지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2030년이 되면 태양광 발전단가가 가장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탄소중립 추진하면 2050년 전기요금 5배 상승?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05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 70% 등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그대로 추진하면 2050년까지 전기요금이 매년 4~6%씩 인상이 불가피하고 지금보다 최대 5배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하지만 인수위는 이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발전원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기요금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다른 발전원에 비해 비싼 수준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시스템을 보면, 2021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의 정산단가는 1kWh당 93.4원과 99.3원으로 유연탄(99원)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며 유류(217.2원)와 LNG(121.7원)보다는 크게 낮았고 유일하게 원자력(56.1원)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전기요금은 발전비용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전력도매시장에서 시간대별 전력수요에 맞게 발전비용이 낮은 순서대로 발전기가 투입되고 이때 최종적으로 투입된 발전기의 변동비가 해당 시간대 시장가격을 형성하게 되는 데 이를 계통한계가격(SMP)이라고 한다. 

한국전력공사가 계통한계가격대로 전력을 구매하면 가장 가격이 높은 LNG보다 가격이 낮은 원자력이나 석탄은 과도한 발전차익을 보장받게 된다. 이에 한전과 발전자회사간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 정산가격을 산정하고 여기에 수수료 등을 추가하면 구매가격이 결정된다.

판매가격(전기요금)은 원가주의 원칙과 공정 보수주의 원칙, 공평주의 원칙에 따라 적정원가에 적정투자보수를 합하여 산정된다. 발전원별 발전비용이 공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력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정산단가를 통해 발전원별 발전단가 추이를 유추해 볼 수 있다. 

◇ 주요 국제기구와 선진국, 균등화 발전단가 분석 발표

그렇다면 미래의 발전단가를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균등화 발전단가(LCOE)는 각기 다른 조건의 발전원별 발전단가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으로, 발전원별 경제성을 비교하는 데 유용해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정기적으로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LCOE는 해당 발전기의 수명기간 동안 소요되는 총비용을 총발전량으로 균등하게 배분한 발전비용을 말한다. 발전비용은 전력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의미하며, 크게 직접비용과 외부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접비용은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며, 투자비와 운전유지비, 연료비, 철거비, 설계수명, 할인율 등을 고려해 산출한다. 외부비용은 발전소의 건설 및 발전과정에서 발생하지만, 직접비용에는 반영되지 않는 비용으로 환경비용과 에너지저장비용, 송전비용, 중대사고 비용, 입지 갈등 비용 등을 들 수 있다.

◇ 재생에너지 LCOE 지속 하락 중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LCOE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설치 비용이 지속 하락하면서 2020년 대규모 태양광의 LCOE는 전년 대비 7% 하락했다. 또한 정부 지원 정책과 민간 부문에서의 투자확대로 2010~2020년 기간 태양광 설치 비용이 급감해 대규모 태양광의 LCOE 하락률은 85%에 달했다. 

IREN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육상풍력과 해상풍력 LCOE도 전년 대비 각각 13%와 9% 하락했고, 2010~2020년 기간에는 각각 56%와 4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재생에너지 LCOE도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0년 12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공급확대를 위한 중장기 발전단가(LCOE) 전망 시스템 구축 및 운영(1/5)’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3MW) 태양광 발전단가는 2030년 1kWh당 94.2원으로, 2020년 136.1원 대비 31%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환경비용과 폐기물 처리비용 등 외부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태양광 발전단가는 2030년 71.7원으로 2020년(111.7원)보다 36% 낮아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MW 기준 육상풍력 발전단가는 2020년에 1kWh당 166.8원에서 2030년 150.3원으로 약 10% 하락하고, 외부비용을 포함하면 2020년 131.6원에서 122.7원으로 약 7%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 2030년 되면 태양광 단가 가장 낮을 전망

한국자원경제학회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의뢰로 발간한 ‘균등화 발전비용(LCOE) 메타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의 LCOE 전망치는 3kW의 경우 2030년 1kWh당 56.03원, 2050년에는 37.83원으로 2020~2050년 기간 62.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100kWh의 경우는 2030년 96.55원, 2050년 74.76원으로 45.9% 하락하며 3MW급 태양광은 2030년 81.78원, 2050년에는 65.93원으로 41.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육상풍력 LCOE는 2030년 95.08원, 2050년 79.04원으로 2020~2050년 기간 45.2% 하락하고, 해상풍력의 경우는 2030년에 179.71원에서 2050년 116.24원으로 2020년 대비 56.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고리 3·4호기 등을 가정한 원자력(APR1400)의 LCOE는 2030년에 74.07원, 2050년에 77.24원으로 전망됐으며, 외부비용을 반영할 경우 2030년에 103.78원, 2050년에는 106.95원으로 예측됐다. 석탄화력은 2030년 134.69원, 2050년에는 138.02원, 외부비용을 포함하면 2030년에 171.22원, 2050년에는 174.55원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30년이 되면 태양광의 LCOE가 가장 낮은 것으로 전망되며 원자력, 육상풍력, 가스복합, 석탄 등의 순으로 분석됐고, 2050년에는 모든 규모의 태양광 LCOE가 원자력보다 낮아지고 해상풍력의 LCOE가 가스복합보다 낮아지게 되면서 재생에너지 LCOE가 전통적인 발전원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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