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SK하이닉스서 585MW 규모 LNG발전소 건설…시만·단체 등 반대
환경부 천막 농성 이어 청와대에 의견서 전달
조명래 장관 면담 요청에 ‘묵묵부답’…환경파괴부 장관 물러나야

 
청주시민과 환경단체들이 11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동수 기자) 2020.6.11/그린포스트코리아
청주시민과 환경단체들이 11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동수 기자) 2020.6.1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시민들의 의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면담 한번 하지 않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 아니 환경파괴부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

최악의 미세먼지 도시, 충북 청주에 건설 예정인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를 두고 시민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최고조에 달했다.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100일 넘게 천막 농성을 벌이며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환경부 측은 초지일관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와 LNG발전소 건설 반대 시민대책위원회,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11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역행하는 청주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설을 규탄하고 나섰다. 조 장관의 ‘묵묵부답’에 청와대에 직접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함이다.

단체에 따르면 건설 예정인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연간 205톤 배출한다. 이는 청주시에서 두 번째로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는 청주지역난방공사(209톤/년)와 비슷한 수준이다.

청주시는 국내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배출원을 하나라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질소산화물을 다량 배출하는 LNG발전소를 건설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또한 단체는 ‘에너지 사유화’ 문제도 지적했다. 해당 LNG발전소는 SK하이닉스의 이익만을 위한, 자기 목적이 명확한 민간발전소로 충북도 즉, 공공을 위한 전력공급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건설하려는 발전소는 정전과 같은 만약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기 장사'를 위한 수단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미 청주 SK하이닉스에 공급되는 전력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결국, 남는 전기는 판매될 수밖에 없기에 회사 측은 전기 판매로 이익을 보고, 발전소 가동으로 인한 질소산화물과 발암성 물질 등 피해는 시민들이 받는 불합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에너지 정책은 정부가 주도해 생명과 안전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며 “무차별·무제한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재벌 민간 기업에 해당 문제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는 청주 시민들의 거주지에서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지지 않는 곳에 지어진다”며 “전국에서 가장 심한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는 청주시민을 위해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초지일관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는 조 장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뜨렸다. 환경부 앞에서 100일 넘게 천막 농성과 1인 시위 중인 상황에서 수차례 면담 요청을 했지만 환경부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황균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몰라도 조 장관은 코빼기조차 안 보인다”며 “이렇게 하고서야 촛불혁명 정권인 문정부의 장관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LNG발전소의 친환경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따랐다.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오염이 덜 하지만 해당 발전소 건설로 청주시에 150만톤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포함되지 않은, 오직 SK하이닉스만을 위한 발전소라며 비판했다.

선지현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삶과 일터 충북노동자시민회의 운영위원은 “청주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어 그것을 없애고 친환경 LNG발전소를 짓겠다면 이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정부 정책에 포함도 된 것도 아니고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해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면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영욱 LNG발전소 건설반대 시민대책위원장은 “말로는 유해 물질을 최소화하고 저감한다고 하나 이들의 주장은 최소 저감만 한다고 했지 없앤다는 건 아니다”라며 “발전소가 들어오는 이유는 청주시의 발전이 아닌 대기업 SK하이닉스의 탐욕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발전소로 돈을 벌고 발전소 가동으로 발생하는 유해물질과 발암물질 피해는 주민들이 보는 말도 안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부지에 585MW 규모의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며 환경부에서 해당 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심의 중이다. 해당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에서 25℃의 온폐수 방류와 연간 152만톤의 온실가스 배출, 포름알데히드, 벤젠, 이산화황, 이산화탄소 등 1급 발암성 물질 배출 피해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 시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샀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회견을 마치고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발로 부시며 반대입장을 표현했다. (김동수 기자) 2020.6.11/그린포스트코리아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회견을 마치고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발로 부시며 반대입장을 표현했다. (김동수 기자) 2020.6.11/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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