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사이렌오더 주문 건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제공) 2020.3.5/그린포스트코리아
스타벅스는 사이렌오더 주문 건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제공) 2020.3.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났다.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27일부터 3월 4일까지 SSG닷컴이 올린 화장품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바디케어 상품이 98.5%로 가장 매출이 크게 올랐고, 스킨케어 80%, 명품화장품이 63.6% 늘며 그 뒤를 이었다.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바디케어 중 바디워시가 143.7%, 스킨케어 중 선크림, 클렌징 상품이 80%대 신장율을 보여 구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비대면 구매가 확대되며 식품에서 나아가 화장품으로 온라인 구매 영역이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언택트 구매 문화는 카페에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스타벅스는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방문해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하는 건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객이 등록한 차량 정보와 연동해 결제 수단 제시 없이 사전에 등록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인 My DT Pass를 통한 주문 건수도 올해 들어 2달간 지난해 동기간 대비 30%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드라이브 스루 전체 차량 주문 중 My DT Pass를 통한 주문 비중은 4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언택트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 역시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800만건을 넘어서며 지난해 동기간 대비 25% 증가했다. 지난해 누적 주문 건수 1억건을 돌파한 사이렌 오더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전체 주문 건수 중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문이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차량 이동 중에도 매장 체류 없이 상품을 수령하는 등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최근 코로나19 등의 환경적 영향으로 이용 고객의 폭 역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SG닷컴에서 운영하는 네오003 내부 전경 (SSG닷컴 제공) 2020.3.5/그린포스트코리아
SSG닷컴에서 운영하는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3 내부 전경 (SSG닷컴 제공) 2020.3.5/그린포스트코리아

다음주로 다가온 화이트데이 선물도 직접 만나서 전달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선물하는 추세다. 티몬은 4일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선물하기’ 기능을 활용하는 고객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달 일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6.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2월 티몬의 선물하기 매출은 뷰티 608%, 패션잡화 525% 등 식품(608%)과 생필품(304%)에 국한되지 않은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월 발렌타인데이 시즌에는 초콜릿과 쿠키류를 선물하기를 통해 구매한 일 평균 매출이 당일인 14일 이전보다 이후에 오히려 16% 증가하는 등 ‘선물하기’의 이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티몬 관계자는 “이같은 소비 경향이 화이트데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선물하기’에 특화된 기획전을 준비했다”면서 “모바일일 통해 기획전에 접속하면 e쿠폰 상품을 제외한 200여개 상품을 모두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노부모를 염려해 온라인 ‘대리 쇼핑’에 나서는 자녀도 늘어났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온라인몰 배송지를 일시적으로 변경해 주문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후 2월24일부터 3월1일까지의 배송지 변경 주문 건수는 전주 대비 58% 이상 증가했다.

2월 홈플러스 온라인몰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신장했다. 전체 신장률(78%)의 배에 가깝다. 과일은 91%, 채소 279%, 수산 180%, 축산 109%, 건식은 100% 매출이 늘었다. 특히 보양식 수요가 높았다. 전복 매출은 245%, 한우 매출은 105%, 토종닭 매출은 219% 뛰었다. 

홈플러스는 이런 수요를 감안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염려하는 고객들을 위한 ‘효도 쇼핑’ 캠페인을 시작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설 직후 소비를 줄이는 시기인 데 다 간편식 수요 증가 트렌드까지 감안하면 더욱 이례적인 결과”라면서 “부모님 댁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가장 신선한 상품을 엄선해 가장 빠르게 배송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도 가능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엘포인트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오프라인 유통점 전체 결제액이 전월 동기간 대비 28.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엘페이 간편결제 취급고는 11.5%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멤버스는 매장 쇼핑 시에도 결제 시 대인 접촉을 피하고자 바코드, 음파 등으로 인식되는 간편결제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늘어났다고 풀이했다. 구매 품목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점을 통틀어 건강마스크(1143.4%), 안전상비의약품세트(269.0%), 손세정제(255.5%), 주방세제(178.1%), 청소용세정제(45.5%), 일반의약외품(83.7%), 체온계(78.8%) 등 건강/위생 상품 판매액이 크게 늘었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늘면서 같은 기간 온라인몰에서는 일반의약품(24668.9%), 일반의약외품(473.7%) 외에도 나물류(81.4%), 수입과일(52.5%), 채소(32.3%) 등 신선식품과 봉지라면(28.6%), 유아식(24.7%), 시리얼(24.2%), 분말조리식(22.5%), 생수(13.5%) 등 가공식품 판매액이 모두 증가했다.

황윤희 롯데멤버스 데이터애널리틱스부문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급변하면서 온라인에서는 품절 사태와 컴플레인이 빈발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는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는 등 유통가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앞으로 온・오프라인 유통과 배송, 물류까지 긴밀히 연계되는 옴니 채널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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