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고객 줄고 가정간편식・편의점 맥주 인기
​​​​​​​주문 급증한 마켓컬리, 대표 명의 사과 메일 발송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2020.3.6/그린포스트코리아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2020.3.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퇴근길 풍경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회식과 모임은 삼가고 집으로 발길을 재촉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정간편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다. 

7일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공동으로 진행 중인 ‘외식업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 모니터링 조사’의 4차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외식업체 가운데 95.2%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1월20일 이후 고객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전체 업체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5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평균 고객 감소율을 살펴보면 코로나 확진자의 대부분이 나온 대구・경북이 포함된 경상권이 66.8%로 가장 높았다. 강원도(65.9%), 충청권(65.2%), 전라권(56.9%), 서울시(54.6%) 제주도(52.4%) 등에서도 평균 고객 감소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2월18일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불안감이 심화됐고,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외식소비심리 또한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사람들은 외식을 줄이는 대신 집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밥을 먹었다. ‘4캔에 만원’이라는 싼 가격에 쉽게 살 수 있는 편의점 맥주를 찾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GS25의 2020년 1~2월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12.3%, CU 4.3%, 세븐일레븐 6.8%, 이마트24는 26.8%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쉽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과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증가세를 보였다. 위메프는 이달 4일 최근 한 달간(1월28일~2월27일) 가정간편식 판매량 및 자사 배달픽업 서비스 위메프오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가정간편식 키워드로 검색되는 전체 상품 매출은 490.79%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정간편식의 일종인 즉석조리식품 매출도 178.54% 상승했다. 즉석반찬 1,2569.14%, 즉석삼계탕 321.06%, 즉석국 76.45% 등 한식 품목 매출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라면, 컵밥 등도 각각 246.9%, 195.95% 증가했다.

위메프의 배달픽업 서비스 ‘위메프오’에서도 배달 주문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조사 기간 배달 전체 매출은 41.7% 증가했다. 카테고리별로는 중식・일식이 79.2%로 가장 높게 상승했다. 한식・분식 59.9%, 양식・카페 42.7%, 치킨・피자 39.1% 등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마켓컬리 직원들이 샛별배송 차량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마켓컬리 제공) 2020.3.7/그린포스트코리아
마켓컬리 직원들이 샛별배송 차량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마켓컬리 제공) 2020.3.7/그린포스트코리아

새벽배송 시장을 연 마켓컬리 앱에서는 요즘 늦은 오후나 저녁시간이 되면 배송 지연 및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종종 올라온다. 안내문에는 “금일 주문량 폭증으로 배송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며, 다수의 상품이 소진돼 품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재고 확보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23시 이후 재방문 부탁드립니다. 불편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마켓컬리는 주문량이 코로나19 첫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뒤 10%,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30%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는 배송량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기 전에 주문을 평소보다 일찍 마감하는 등 대응 조치를 취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지난주에는 주문이 많이 몰리며 주문 조기 종료, 배송 지연 등 서비스에 차질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이 일어나자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이달 3일 본인 명의의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김슬아 대표는 해당 메일에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할 것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것 △상품 가격을 합리적으로 유지하며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 등을 약속했다. 

김슬아 대표는 또 해당 이메일에서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주문 폭주로 주문 및 배송에 불편을 끼쳐 드리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조금이나마 컬리가 고객님들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컬리 임직원 모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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