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조 원 넘는 공모 실적 달성
시장 신뢰 회복한 IPO 시장… 하반기 대어 상장으로 열기 이어질까

공모주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가운데, KB증권이 명인제약·LG CNS·대한조선 등 주요 기업 상장을 연달아 주관하며 올해 기업공개(IPO) 실적 1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공모주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가운데, KB증권이 명인제약·LG CNS·대한조선 등 주요 기업 상장을 연달아 주관하며 올해 기업공개(IPO) 실적 1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공모주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가운데, KB증권이 명인제약·LG CNS·대한조선 등 주요 기업 상장을 연달아 주관하며 올해 기업공개(IPO) 실적 1위에 올랐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누적 공모총액은 2조245억원으로 집계됐다. 2위 NH투자증권(8188억원)과는 1조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최근 4년 가운데 3차례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IPO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IPO 시장은 대형주 중심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상장 철회가 속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평균 100대 1을 웃돌며 투자 열기가 되살아났다. 명인제약은 수요예측 경쟁률 1200대 1을, LG CNS는 1700대 1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다. '대형 IPO에 자금이 몰린다'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KB증권이 이같이 압도적인 성과를 낸 배경에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있다. KB는 올해 초부터 제조·IT·조선 등 업종 다변화를 꾀하며 공모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LG CNS 상장 주관으로 안정적 기술기업 IPO 모델을 제시했고, 대한조선을 통해 경기 민감 산업에서도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KB증권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 구조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흥행과 기업 가치 간 균형을 잡는 데 강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믿을 만한 주관사로서 KB증권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상장된 KB 주관 기업들은 상장 직후 급등세보다는 안정적 흐름을 보이며 장기 투자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명인제약은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15% 상승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고, LG CNS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장기 보유’ 의사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KB증권은 내년에도 공격적인 딜 소싱과 시장 친화적 공모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공고한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DCM 부문에 더해 IPO까지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최적의 IB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ECM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 제안과 합리적 밸류에이션을 통해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성공적인 IPO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와 합리적 밸류를 제시할 예정”이라며 “이노테크, 세나테크놀로지 등 다수 기업의 IPO를 준비 중이며 금융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업계 1위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 증권사들은 중형주 중심으로 실적 만회를 노리고 있다. NH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하반기 중형 바이오·헬스케어 IPO를 준비 중이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AI·소프트웨어 등 성장 섹터 기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모 규모가 작아 대형주 위주의 시장 흐름을 따라잡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IPO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대어급 상장이다. 현재 상장 대기 기업으로는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KDB인프라자산운용 등이 꼽힌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상장 시 공모 규모만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빅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이 단기적인 상승이 아니라, 점차 안정세를 되찾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 국면이 완화되고 기관 수요가 회복되면서 투자 심리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대형주 중심의 수요예측 흥행은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중소형주가 다시 주목받기 위해선 상장 이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대형 IPO 일정으로 쏠리고 있다. 하반기 예정된 대형 상장 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침체됐던 공모 시장은 내년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는 단기 수익보다는 시장 신뢰가 중요한 영역”이라며 “대형주 중심의 흥행이 IPO 시장 전반의 회복을 이끌고 있지만, 기업 가치 검증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함께 강화돼야 진정한 시장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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