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Z세대 350명 대상 'ESG경영과 소비 트렌드 인식 조사' 발표
응답자 66.9% "비싸도 ESG 선택"··· 취업할 때도 기준으로 심이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중··· 파타고니아, 이솝 등 구입하며 '가치소비' 실현

한국 Z세대의 66.9%가 "조금 더 비싸더라도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새로운 경제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Z세대(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미닝 아웃'(가치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는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토대로 가치소비(Meaning Out)를 추구하며, 이러한 소비관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기반한 기업 활동 여부가 제품 구매는 물론 취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조금 비싸도 ESG 실천 기업 제품 산다”… 66.9% 공감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6일 만 17~28세(Z세대) 350명을 대상으로 ‘ESG 경영과 소비 트렌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66.9%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ESG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기업의 윤리적 결함이나 ESG 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한 경우 구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63.7%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업의 ESG경영 이행 여부가 브랜드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이는 Z세대가 기업 활동에 대해 높은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ESG 활동의 진정성 여부는 청년 소비자에게 결정적인 평가 기준이었다. ESG를 단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는 65.4%에 달했으며, 실제 기업의 내적 변화와 행동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들은 기업의 ESG ‘진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변화에 주목했다. ESG 분야별 시급한 개선이슈로는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 ‘포용성 부족한 조직문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부족’을 꼽았다.
◇ 가치소비 지향하는 경제 주체… "ESG 외면하면, 소비자의 외면 받는다"
Z세대의 이러한 인식은 이들이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은 대표적인 소비 성향으로 ‘짠테크’(32.9%)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미닝아웃’(26.5%)과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평범한 일상에서 만족과 행복을 찾는 것)’(23.3%)가 뒤를 이었다.
Z세대가 추구하는 소비 키워드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서 가치 중심 소비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다.
또한 청년세대들은 일상에서 스스로 ESG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2.0%는 업사이클링 패션을, 25.1%는 비건·대체 단백질 식품을 소비하거나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22.2%는 리필 스테이션(위생·미용품 및 화장품 등을 용기에 소분해 주는 친환경 매장)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식은 취업이나 이직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응답자의 54.2%는 “지원 기업의 ESG 수준을 확인하고, 입사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ESG 경영이 미래 인재 확보에도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Z세대는 미래 국가 경제의 중심으로, 이들에게 외면받는 기업은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며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해 사회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닝 아웃,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아
자신의 사회적 신념을 소비로 표현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 트렌드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딜로이트코리아가 발표한 2025년 글로벌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만 20~34세 소비자 중 68%가 브랜드의 사회적 가치가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는 가치소비가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닌 주류 소비문화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친환경·지속가능성, 소비 결정의 핵심 요소로
글로벌 비영리단체 서스테이너블 브랜즈의 2024년 조사 결과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응답자의 72%가 5년 전보다 친환경 제품 구매를 늘렸다고 답했으며, 71%는 지속가능한 상품 구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캐나다 소비자의 74%가 구매 시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결정 요소로 고려한다고 응답해 친환경 소비가 전 세계적 현상임을 확인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68%의 소비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 제품의 구매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환경 정보 공개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소비자 84%는 생산 과정의 환경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으며, 55%는 친환경 제품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파타고니아·이솝, '비싸도 찾는' 대표 브랜드로
실제로 ESG 경영과 '페어 트레이드(fair trade)', '제로 웨이스트(zoro waste)'를 실천하는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환경친화적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화장품 브랜드 이솝(Aesop) 등이 "비싸도 기꺼이 구매되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도 뚜렷하다. 사회적 논란이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보이콧(Boycott) 사례가 증가하는 반면, 브랜드의 친환경·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부담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세대, '정체성 표현' 수단으로 활용
미닝 아웃 확산 배경에는 디지털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의 영향이 크다. 소비가 단순한 경제 활동을 넘어 '정체성 표현의 방식'으로 인식되면서 가치 중심 소비문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ESG 경영 도입과 지속가능성 캠페인, 사회적 책임 이행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닝아웃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필수적인 소비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며 "기업들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실질적인 ESG 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 77%가 '지속가능성'을 소비자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로 인식하고 있어, 미닝아웃 트렌드가 기업 경영 전략의 중심축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