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대부분 LG CNS 한 건에 쏠려… 중형 IPO 확보가 관건
특례상장 주가 부진 논란도 부담… “하반기 전략적 대응”

올 상반기 KB증권이 국내 IPO 시장에서 공모액 1조2659억 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실적 대부분이 LG CNS 상장 한 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단일 딜 의존'이라는 평가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중형급 기업공개(IPO)를 다수 확보하지 못하면, 현재의 실적 우위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총 6건의 IPO를 주관해 공모 규모 1조2659억 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LG CNS 딜이 차지하는 비중은 1조1994억 원으로 전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LG CNS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상단에 확정했고, 일반청약에서도 44조 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대형 IPO 후보였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수요예측 부진 등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이들 딜을 각각 주관하던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실적 확대에 실패했고, 그 결과 KB증권의 순위는 더욱 부각됐다. 업계 관계자는 "LG CNS 딜에 실적이 집중된 반면, 경쟁사들은 대형 딜 철회 여파로 상반기 실적에서 밀린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KB증권이 상장시킨 일부 특례상장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기대에 못 미친 점은 향후 실적 경쟁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방식으로 증시에 입성한 종목들의 경우, 수익성과 실체가 뚜렷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평가 우려가 제기돼 왔다.
대표적으로 이차전지 믹싱장비 제조사인 제일엠앤에스는 상장 초반 기관 수요예측에서 1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해 공모가 대비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또 다른 특례상장 종목인 민테크도 상장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64%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흐름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의 밸류에이션 무리수와, 상장 후 투자 수요 관리 부실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실적은 올렸지만 투자자 신뢰 회복이 동반되지 않으면 하반기 IPO 수임 경쟁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B증권은 상반기 IPO 시장에서 LG CNS 상장 주관을 통해 조 단위 실적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실적 대부분이 해당 딜에만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중형급 기업공개(IPO)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KB증권 관계자는 “LG CNS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의미 있는 성과지만, IPO 시장 전반을 이끄는 리딩 하우스로서 중형급 딜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대한조선, 미코세라믹스, 명인제약, 채비 등 다양한 산업의 중형 IPO 주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 신뢰를 받기 위해선 대형 딜뿐 아니라 안정적인 밸류에이션 제시, 투자자 설득력 있는 트랙레코드도 중요하다”며 “내부적으로는 리서치센터와 IB본부 간 협업을 강화해 기업가치 분석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