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중심 'EXPRESS' 매장으로 차별화, 베트남·인니 성공 모델 확산
![싱가포르 페어프라이스 엑스트라 비보시티점 내 입점한 '롯데마트 EXPRESS' 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https://cdn.greenpostkorea.co.kr/news/photo/202505/301688_302103_4030.jpg)
롯데마트가 17년 만에 신규 동남아시아 국가로 진출한 싱가포르에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직접 출점 대신 현지 1위 유통사와 손잡고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며, PB(자체브랜드) 중심의 'K-그로서리' 매장으로 차별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숍인숍' 협업 모델로 리스크 최소화하며 현지 진출
롯데마트는 15일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 NTUC 페어프라이스의 비보시티점에 '롯데마트 EXPRESS' 1호점(45평)을 오픈했다. 기존 직접 출점 방식과 달리 현지 유통사 매장 내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입점한 것이 특징이다.
페어프라이스는 연 5조원 매출을 기록하는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로, 전국에 대형 할인점 9개, 슈퍼마켓 100개, 편의점 170개를 운영한다. 롯데마트는 이 거대한 유통 인프라와 고객 기반을 활용해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확산시킬 계획이다.
'롯데마트 EXPRESS'는 K-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포지셔닝했다. '오늘좋은', '요리하다' 등 PB 100여 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요리하다 키친'은 개방형 주방에서 떡볶이, 김밥, 닭강정 등을 즉석 조리해 제공한다. '롯데존'에는 빼빼로, 초코파이, 칠성사이다 등 계열사 인기 상품과 CJ, 오뚜기 등 한국 대표 식품을 진열해 'K푸드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조했다.
베트남·인니 성공 모델 확장으로 동남아 성장세 가속
'요리하다 키친'은 이미 베트남 5개점, 인도네시아 2개점에서 운영되며 즉석 조리식품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마트의 전문 셰프 조직 'FIC(Food Innovation Center)'에서 개발한 정통 한국 조리법을 그대로 적용해 현지화와 정통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해외 진출 이후 동남아 시장에서 총 63개 점포(인도네시아 48개, 베트남 15개)를 운영 중이다. 작년 매출 3.0%, 영업이익 19.6% 증가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매출 9.5%, 영업이익 20.6% 상승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참석했다. 이는 롯데그룹 '뉴 리더십'의 글로벌 전략 첫 성과로 해석되며, 차세대 경영진이 주도하는 해외 사업 확장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남아 허브 구축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물류·유통 허브이자 트렌드 선도 시장으로, 이번 진출은 향후 동남아 전역 확산의 전략적 교두보 역할을 한다. 롯데마트는 페어프라이스 100여개 매장에 PB 상품 공급을 확대하고, 현재 13개국 500여개 PB 상품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 내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20여년간 축적한 해외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K푸드를 알리고, 향후 동남아 PB 수출 거점으로의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도 이번 진출이 롯데마트의 글로벌 사업 모델 다변화에 대해 주목하는모양새다. 이번 '숍인숍' 모델이 성공하면 다른 국가 진출 시 초기 투입 비용은 줄이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해당 방식은 최근 K푸드 글로벌화 현상과 맞물려 더 큰 범용성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싱가포르 진출은 K푸드 글로벌화와 맞물려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성공하면 글로벌 확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