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하여 지난 2022년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됐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로서 매번 카톡으로 통지는 오지만, 디폴트옵션이 과연 나에게 이로운지, 또 상품군이 워낙 다양하고 운용기관별로 기대되는 수익률도 제각각 이어서 선택에 어려움이 많다. 금융사 창구에도 상품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문의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IRP뿐만 아니라 확정기여형(DC) 가입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서 디폴트옵션에 관하여 살펴보자.
▷디폴트옵션, 나에게 해당 사항이 있나?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방법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전에 지정된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이다. 퇴직연금 DC, IRP 계좌를 보유한 모든 가입자에게 해당한다. 2023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기 때문에 투자성향 분석 후 자신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여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디폴트옵션 상품 종류가 많은데 어떤 것을 선택하여야 하나?
디폴트옵션 상품 종류는 운용 사업자마다 다르다. 상품 선택은 개인 투자성향을 분석한 후 이에 따라 운용 방법을 지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통상 '안정형', '안정투자형', '중립투자형', '적극투자형'으로 나뉜다. 대체로 안정형은 정기예금, 안정투자형은 정기예금과 타킷데이트펀드(TDF), 중립투자형은 정기예금과 TDF·자산배분펀드, 적극투자형은 TDF와 자산배분펀드 등으로 구성된다.
가입자 투자성향만큼, 남은 재직기간을 고려한 투자 기간 또한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회 초년생이 가입하는 경우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투자상품 비율이 높은 상품 포트폴리오를,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가입자는 투자 기간이 짧기 때문에 투자상품 비율이 낮은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마다 성향과 투자 기간, 연금 납입액 규모가 다르니 주거래 은행에 전문가와 상담을 받은 후 상품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 비법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는 바로 관심이다. 누구도 자신의 돈을 관리해 주지 않기 때문에 퇴직연금계좌에 관한 관심이 중요하다. 목돈을 모으려면 스스로 자산관리에 관심을 가져야만 원하는 기간에 원하는 목적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연말정산을 할 때 연금 불입액 및 수익률을 체크하고, 적어도 1년에 두 번 정도 금융시장의 흐름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퇴직연금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정기예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하지만, 시장의 흐름에 따라 선택해야 할 상품들이 다르므로 자신의 연금 자산을 방치하지 말고 꼼꼼히 체크한 후 포트폴리오 변경을 추천한다.
▷ 연령에 맞는 퇴직연금(IRP) 활용 방법이 있다면?
30대: 연봉이 많지 않으면 IRP는 결혼 후 안정을 찾은 시기에 가입을 고민하자. 결혼 전에 가입한다면 10만원 이내에서 소액으로 가입할 것을 권한다.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가 있으므로 2~3년 안에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연금 가입을 조금 미루어도 좋다.
40대: 결혼 후 부부가 함께 공동재산을 관리하고 연금계좌에 소액을 불입하고 있다면 30만원 이상 증액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제 차곡차곡 모아서 50대 이후의 은퇴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50대: 연봉이 높아지고 연말정산 시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므로 세액공제 대상 최대 금액인 900만원까지 불입해 118만8000원(총급여 5500만원 초과 시 공제율 13.2% 적용)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자. 은퇴 후 여행자금 등 이벤트 자금을 따로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5세 이후: 퇴직금을 연금계좌로 수령하면 납부할 세금의 30%를 절세할 수 있다. 그리고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매월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받는다면, 더 여유로운 은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김형리 NH농협은행 퇴직연금 개인마케팅팀 팀장 국제재무설계사(CFP)이자 ‘금융자격증 3종’(펀드투자상담·파생상품투자상담·변액보험판매관리사)을 갖춘 은퇴설계전문가(ARP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