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 IT 월드서 EZH1/2 이중 저해제 후보물질 연구성과 발표

한미약품이 차세대 표적항암 신약으로 개발 중인 'EZH1/2 이중 저해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 HM97662의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신규 바이오마커 발굴로 임상 유효성을 높일 연구 근거를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바이오마커는 단백질, 데옥시리보 핵산(DNA), 리복핵산(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다. 한미약품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24회 바이오 아이티 월드 컨퍼런스·엑스포'(2025 Bio-IT World Conference & Expo)에 참가해, HM97662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유전자 조절 스위치’로 불리는 EZH1과 EZH2 단백질은 암 세포 성장·분화 조절 역할을 한다. 두 단백질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암 유발 단백질 복합체인 '리콤 억제 복합체 2'(Polycomb Repressive Complex 2·PRC2)’의 기능을 억제하고, 강력한 항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HM97662는 EZH2 단일 원리(기전) 항암제보다 강력한 효력과 내성 극복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EZH2뿐 아니라 EZH1까지 동시에 억제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 대상 단일 제제로 투여된 HM97662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이 순조로운 상태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생물정보학 기반 바이오마커 발굴 전략으로 EZH1/2 이중 저해제 개발 과정에서 약물 반응성 예측 및 적합 환자 선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까지 EZH1/2 억제제의 반응성 예측 바이오마커로 SWI/SNF 복합체 구성 단백질 기능 상실 돌연변이가 쓰였다. 그러나 불완전한 예측력 등이 한계여서 대안적 바이오마커 탐색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미약품은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 암세포 의존성 지도 공공 데이터베이스(DepMap) 활용 생물정보학적 분석 작업 흐름(워크플로우)으로 EZH1/2 이중 저해제의 반응성을 예측했다. 한미약품의 유전자 발현 기반 바이오마커 예측력은 다양한 전임상 종양 모델에서 검증됐다. 특히 폐암과 난소암, 식도암 등 여러 암종에서 HM97662의 항종양 활성 예측에 뛰어난 성능을 나타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97662는 기존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기반 접근법을 넘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암 환자뿐 아니라 특정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이는 환자군까지 정밀 표적할 수 있는 차세대 신약"이라며 "앞으로 연구를 통해 HM97662의 정밀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근거를 확립시키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이달 말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HM97662가 포함된 7개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 결과 11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의 AACR 발표는 3년 연속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 가장 많은 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다. 개발 중인 항암 신약들이 진전을 이루며 유의미한 성과를 입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최인영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장은 "항암 파이프라인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표적 단백질 분해(TPD), 항체-약물 접합체(ADC), 단일도메인항체(sdAb) 등 다양한 치료 접근법(모달리티)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며 "올해 AACR 발표 무대는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경쟁력이 주목받는 '혁신의 점화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