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사업장의 과반이 소상공인이고, 경제활동인구의 4분의 1이 소상공인 사업장 종사자다. 그런데도 아직 소상공인 전문 은행이 없다. 구휼(救恤)이 아닌 금융을 제공해 소상공인의 성공과 도약을 돕는 은행을 설립하겠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소호은행(KSB) 컨소시엄 기자간담회에 대표 발표자로 나서서,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하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표하는 임원들이 참석해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 출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KSB 컨소시엄 주주(지분율)는 △한국신용데이터(33.5%) △하나은행(10%) △LG CNS(10%) △우리은행(8%)·우리카드(2%) △흥국생명(6%)·흥국화재(2%) △아이티센(6.2%) △NH농협은행(5%) △BNK부산은행(4%) △유진투자증권(4%) △OK저축은행(4%) △티씨스(2%) △일진(1.7%) △메가존클라우드(1.7%)으로 구성된다.
김 대표는 또 지금의 신용평가 체계가 소상공인을 적절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시로 “20년간 대기업에 근무하다 최근 분식집을 연 A씨와 꾸준히 분식점을 운영한 B씨 중 돈을 더 잘 갚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B씨”라며 “그런데 현 신용평가 시스템은 개인 신용도가 높은 A씨의 상환 능력을 더 높게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금융기관이 간과하던 ‘사업장의 역량’을 적극 활용해, 개인 신용 점수로 알 수 없는 사업 성공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200만 소상공인 중 170만 사업장이 도입한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과거·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실시간 매출 흐름, 업종·지역 특성, 재방문율 등의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계열사인 한국평가정보(KCS)가 이미 이 데이터를 토대로 소상공인 맞춤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해 은행·정부·기관 등에 제공 중이다. 한국소호은행은 이러한 데이터와 신용평가 모델로 기존 은행이 하지 않던 업종별, 지역별 리스크 관리를 시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국소호은행이 내놓을 첫 번째 혁신금융 상품 ‘나중 결제’와 ‘오늘 정산’을 소개했다. 둘 다 소상공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자금 흐름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공급망 금융상품이다.
‘나중 결제’는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때 은행이 먼저 돈을 내주고, 소상공인으로부터 돈을 받는 방식이다. ‘오늘 정산’은 거래처로부터 나중에 받을 돈을 은행이 미리 내주고 나중에 거래처로부터 받는 방식이다,
두 번째 혁심금융 상품은 ‘맞춤형 지원금·대출 연결’이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 사업장 정보를 바탕으로 받을 수 있는 정부·지자체·관련기관 지원금을 먼저 연결해 준 후, 한국소호은행과 파트너사의 금융상품을 조합해 최적의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첫 흑자 전환까지 걸리는 시간은 4년으로 예상했다. 박주희 KCD 한국소호은행 태스크포스(TF) 이사는 “파트너사의 상품을 소개하고 연결하는 부분, 신용데이터의 비금융 설루션 등을 제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영업 개시 후 4년 차 정도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많아 이해관계가 복잡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다수 금융사가 참여했음에도 한국신용데이터가 경영을 주도하는 형태의 주주 계약을 체결했다”며 “참여사가 너무 많아 산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