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 2일 상호관세 및 품목별 관세 강행할 것"
현대차그룹, 현지 생산 확대로 대응…대부분 기업은 상황 주시 중

전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I 생성 이미지
전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I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개별 품목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찾느라 고민에 빠졌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워싱턴 DC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4월 2일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적용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은 우리나라가 해방되는 날”이라며 “이미 수십억 달러가 미국으로 유입됐고, 4월 2일 더 큰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관세 강화 카드를 빼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 중국에 추가 관세에 10% 관세를 더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달 4일 실제로 추진됐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가 시작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상호관세는 특정 국가와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의 관세율 및 비관세 무역 장벽까지 고려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품목별 관세도 강조해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가 자동차 관세와 함께 부과될 것”이라며 “특정한 경우 두가지 유형의 관세가 모두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도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12일 발효된 관세와도 함께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즉, 상호관세에 부문별 관세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면제를 요구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미국을 방문했으나, 목표한 바를 이뤄내지 못했다.

정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원체 강하기 때문에 4월 2일 상호관세는 발표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FTA를 통해서 여러 가지 비관세 조치를 개선을 많이 했기 때문에 상호 관세에서 면제가 되어야 한다는 요청을 분명히 했지만 그것 외에 미국 측이 고려하고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면제는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발 상호관세 및 품목별 관세는 한국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기아미국법인 ‘기아 아메리카’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스티븐 센터 기아 아메리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6일(현지시간) 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관세에 대응해 우리는 가장 적합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데, 그것은 가능한 많은 차량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며 “기아는 오랜 기간 미국 제조업과 공급망에 투자를 해왔고, 현지 생산량 확대가 주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경우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이달 중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HMGMA는 연 3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 알라배마 공장(연 36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연 34만대)의 생산능력과 함께 현지화 전략의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처럼 명확한 대응책을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드물다. 반도체, 가전 등 미국발 관세폭탄에 영향권에 들어있는 기업들은 아직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하루하루 급변하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맥시코‧캐나다 관세 부과의 경우에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대응책을 마련할 수도 없고 무리하게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으로 일단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확정된 이후 대응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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