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들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물가 상승 우려로 인해 미국 시장과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물가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 목표(2%)를 초과해 3%의 상승률이 나왔으며 실업률 또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렇게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환경에서는 퇴직연금을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 상품이므로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보유한 자산을 재점검 해보는 것이 좋겠다. 경기침체기에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자산별로 상이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현재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전체 자산이 모두 주식과 같은 고위험 자산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채권, 현금성 자산(MMF, 단기예금), 금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겠다. 특히 미국 국채(10년물, 2년물) 같은 안전자산은 불확실성이 커질 때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단, 현재 미국채권 투자 시 고려해야 하는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연기되고 시장의 채권 금리 또한 상승하는 추세에 있으므로 단기적으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정치적 이슈가 경기침체를 가지고 온다면 향후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채권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기업들에 투자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편입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보통 ‘경기방어주’라고도 불리는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유틸리티와 같은 섹터는 경기 침체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불황에도 필수적인 소비를 유지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은 경기 둔화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유로운 기업들 위주로 투자된 섹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글로벌 경기방어주부터 살펴보자면 미국에 상장된 ETF 중에서는 소비재 섹터 중심으로 투자한 ‘뱅가드 컨슈머 스테이플스 ETF(VDC)’, 유틸리티 섹터를 기반으로 종목을 구성한 ‘유틸리티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U)’, 전 세계 필수 소비재 기업들에 투자한 ‘아이셰어즈 글로벌 컨슈머 스테이플스 ETF(KXI)’가 대표적이다.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기업들로 구성된 ‘인베스코 S&P500 로우 볼라틸리티 ETF(SPLV)’ 등도 대표적인 미국 방어주 ETF라고 할 수 있다. 연초부터 조정을 받은 나스닥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 ETF는 모두 글로벌 역외 ETF라 퇴직연금에 편입하기 어렵다.연금계좌에서 투자 가능한 미국 경기 방어주 ETF를 살펴보자면 월마트, 코카콜라와 같은 필수 소비재에 투자하는 ‘코덱스(KODEX) 미국S&P500필수소비재’와 맥도널드 및 스타벅스와 같이 다소 경기를 탈 수 있는 경기 소비재에 투자하는 ‘KODEX 미국S&P500경기소비재’ 등 ETF는 연금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국내 경기 방어주에 투자하는 ETF 중에는 ‘타이거(TIGER) 경기방어’, ‘TIGER 200 생활소비재’, ‘TIGER 경기 소비재’ 등이 연금계좌에 편입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이런 어려운 시기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다만 경기침체기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높을 수 있으므로 자산을 분산하여 분할매수전략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분산투자 전략 중에서 코어 위성 전략(Core-Satellite Strategy)과 매입원가 평균법(Dollar Cost Averaging, DCA) 전략이 있다. 코어 위성 전략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핵심(Core) 자산 60~70%는 저비용 인덱스펀드 및 안정적인 자산으로 구성해 변동성을 줄이고 나머지 30~40%는 위성(Satellite)처럼 경기침체기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주, 헬스케어 및 필수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DCA 전략은 경기침체기에는 주식 가격이 급락할 수 있으므로,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방법이다. 경기침체가 진행되면 각국의 정책 대응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정 국가에 집중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퇴직연금의 장기적인 수익 달성을 위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김양수 웰스에듀 대표  HSBC은행 이사, NH투자증권 Premier Blue Center VVIP 고객 담당, 삼성생명 FP센터, 우리은행 PB영업 전략부 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투자관리, 세금, 은퇴 컨설팅 등 수행.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에서 은퇴설계 등 강의. '은퇴설계전문가과정 2권' 등을 집필하였고, 유튜브 ‘김플의 머니투게더’ 채널 운영 중.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