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5' 공통 키워드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LG엔솔, 삼성SDI , SK온, 중국 넘을 기술 공개

중국이 저가 제품으로 휩쓸고 있는 배터리 시장. 우리 기업들의 대응책은 없는걸까?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에서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3개 사는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을 통해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서울 코엑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3사의 부스는 관람객으로 종일 붐볐다. 배터리 3사는 배터리 제품들과 제조·관리 솔루션을 총망라해 참가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3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제품은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의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와 출력 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특히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의 완성차 업체들이 차세대 전기차에 46파이 배터리 규격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미래 시장을 선도할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 인터배터리 어워즈' 수상작'인 원통형 46시리즈와 해당 배터리가 적용된 배터리 팩 솔루션 ‘CAS’(Cell Array Structure)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46 시리즈는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최소 5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 시리즈는 4680(지름 46mm 높이 80mm), 4695(지름 46mm, 높이 90mm), 46120(지름 46mm, 높이 120mm) 제품으로 구성된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월 테슬라와 4680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리비안과는 4695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46 시리즈 배터리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배터리 팩 솔루션 CAS도 선보였다. CAS는 열 폭주를 막고 팩·모듈 조립시 발생하는 뒤틀림을 방지한다.
삼성SDI도 이번 전시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SDI가 공개한 46파이 배터리는 4680, 4695, 46100, 46120 등 4개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보다 1개 많은 라인업으로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46파이 샘플을 제출하고 곧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파우치형 배터리에 강점을 보여왔던 SK온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였다. SK온이 선보인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4680, 4695, 46120으로 구성됐다. SK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통형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며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으며, 원통형 배터리 품질 및 양산성 등을 검증하고 최적화하고 있다.
46파이형 외에도 각사들은 신기술을 적용한 새 제품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더 배터리 콘퍼런스 2025’에서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언급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를 흐르게 하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를 채운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만드는 전지다. 전고체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 향상, 충전시간 단축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충격에 의한 누액 위험이 없고, 인화성 물질이 포함되지 않아 안전성이 극대화된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2030년 쯤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전지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로봇이나 자율주행 이동장치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 가능한 전용 배터리를 확대해 미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미래 모빌리티용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달이, 모베이드, 로이에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다양한 폼팩터와 제품 라인업을 통해 안전하고 혁신적인 기술로 일상을 업그레이드 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주력 상품인 하이니켈 중심의 파우치형 배터리 외에 각형, 원통형 배터리 등 3대 폼팩터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각형 배터리의 경우 양방향(사이드 터미널 단자) 배터리 외에도 단방향(탑 터미널 단자) 배터리까지 개발했다.
또한 SK온은 유일하게 액침냉각 기술을 소개했다. 액침냉각은 기존 배터리셀 하부만을 냉각시키는 방식과 달리 배터리 셀 전체를 특수 냉각 플루이드에 직접 담가 열을 효과적으로 식히는 기술이다. SK온은 액침냉각 기술을 보유한 SK온과 협력해 액침냉각 배터리 팩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으로 셀의 과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SK온 관계자는 “파우치형 배터리로 이미 현대차 등에서 납품성과를 내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안전성이 따라야 하는 만큼 액침 냉각 및 BMS 고도화도 함께 이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