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도시가 '미래 도시'다

고운실 부천시체육회 걷기협회장
고운실 부천시체육회 걷기협회장

오늘날 전 세계는 급격한 도시화를 경험하고 있다. 영국의 사상가 존 러스킨(John Ruskin)은 “도시의 성장은 건물 높이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질로 측정된다”고 했다. 도시화는 현대 문명의 발전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환경적,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준다. 이는 도시가 단순한 건축물의 집합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공간임을 시사한다. 

유엔에 따르면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68%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시의 성장과 확장은 많은 도전 과제를 동반한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자원 고갈,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문제의 가속화는 도시화의 이면에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에스지(ESG)에 부응하여 도시 생활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의 환경에 환경적 책임과 도보 중심 설계

도시화의 환경적 측면은 친환경 건축물과 재생 가능 에너지의 활용, 그리고 대중교통 확대는 도시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하나의 작은 대안을 제공한다. 특히, 걷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주목받고 있는 ‘서울로 7017’이나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와 같은 사례는 도시재생과 환경개선의 성공적인 예로 꼽힌다고 볼 수 있다.

보행로 중심의 도시 설계는 차량 중심의 구조를 변화시키며, 대기질 개선과 녹지 확장에 기여한다. 걷기는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환경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건강을 증진 시키는 지속 가능한 도시 생활의 필수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포용적 도시로의 전환과 걷기의 중요성

도시는 다양한 계층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는 빈부격차, 주거 불평등, 지역 단절 등의 문제를 심화시켰다. ESG의 사회적 측면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와 접근 가능한 공공 서비스는 도시의 포용성을 강화하여, 걷기 친화적인 도시 설계는 사람들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은 주민들 간의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증가시키며, 삶의 질을 높인다. 또 도보 중심 설계에 교차로 안전강화는 도보접근성과 대중교통 연결성 향상은 편리한 이동을 제공하여 도시민들이 걷기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과 편안함을 위한 디자인에 디지털 및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횡단보도, 위치 기반 서비스(LBS)는 걷기 문화 확산이 될 것이며, 규제 및 인센티브로 차량 제한 구역을 설정하여 친환경 교통수단 장려도 바람직 하다고 여겨진다.

책임 있는 도시 운영은 투명성과 참여 중심의 정책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해서는 책임 있는 지배구조가 필수적이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ESG 기준을 준수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이해관계자와 협력해야 한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행정은 도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며,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보행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한다.

걷기 중심의 정책은 단순한 환경개선을 넘어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기회가 된다. 도로를 줄이고 공원을 확장하는 공간 설계는 도시를 더 인간 중심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도시생활과 ESG는 걷기의 가치를 중심으로

ESG는 도시 생활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에 환경적으로는 대기질 개선과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고, 사회적 측면에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장려하고 지역 사회를 연결하며, 지배구조 역시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투명한 정책을 통해 걷기의 중요성을 강화한다. 오늘날 우리가 선택하는 도시 생활 방식과 걷기 문화는 내일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사회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이다.

도시의 환경을 보존하고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하며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걷기’는 도시와 개인이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가장 단순 하지만 강력한 실천 방법이다.

도시는 단순히 건물과 길의 집합체가 아니며,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하나로 얽히고 펼쳐지는 거대한 캔버스다. 도시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에 발을 내딛고 싶은 마음을 걷기를 통해 더 나은 도시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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