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연합체 5곳…추가 확대 전망
미래·NH證, 핵심 동맹 구축 ‘착착’
새 그림 그리는 유진·SK證

<편집자주> 거래량 감소로 수익이 악화하고 있는 증권시장에 새로운 먹거리가 떠오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시장이다. 이제 막 태동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차세대시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오는 2030년에는 2경원에 이르는 초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곳을 선점하기 위해 증권사들간 합종연횡도 본격화하고 있다. 연합체를 구성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증권형 토큰시장을 둘러싸고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증권사들의 동맹구축 현황과 전략, 향후 시장 전망, 사업 진행 상황 등을 심층분석해 본다.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2월 이후 대형 증권사 중심의 동맹 결성이 빠르게 이뤄졌다. 신한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공식 협의체를 발표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명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토큰증권 컨소시엄 NFI에 하나금융이 본격 참여한다. (사진=미래에셋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미래에셋증권의 토큰증권 컨소시엄 NFI에 하나금융이 본격 참여한다. (사진=미래에셋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미래에셋, SK텔레콤 이어 하나금융과 맞손…핵심 사업자 ‘똘똘’

미래에셋증권이 SK텔레콤과 손잡고 출범한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Next Finance Initiative, NFI)’에 하나금융그룹이 새롭게 참여한다.

하나은행과는 블록체인 활용 서비스 상용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하나증권과는 토큰증권 사업 부문에서 직접 협력한다. 하나금융의 NFI 참여로 미래에셋증권은 하나은행·하나증권과 토큰증권 사업 협력부터 금융 패러다임 혁신까지 중장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NFI는 토큰증권 사업을 시작으로 웹3(Web3) 사업으로의 확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주요 산업의 상징적인 플랫폼 기업들이 속속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기민한 사업 추진을 위해 소수의 기업들을 선별해 초대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으로 토큰 증권 사업화를 위한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추진하는 한편 토큰 증권 서비스 제공을 위한 내부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의 협의체 STO 비전그룹의 참여사가 종전 8곳에서 12곳으로 확대됐다. (자료=NH투자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NH투자증권의 협의체 STO 비전그룹의 참여사가 종전 8곳에서 12곳으로 확대됐다. (자료=NH투자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외연 확장 빠른 NH투자증권…참여기업 8곳서 12곳↑

NH투자증권의 토큰증권 협의체 ‘STO 비전그룹’의 참여 기업은 출범 당시 8개사에서 최근 12개사로 늘었다. 추가 참여 기업은 금융사인 NH농협은행·케이뱅크, 조각투자 사업자 펀블(부동산)·아이디어허브(디지털 특허)다. 기존 STO 비전그룹의 참여사는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조각투자사인 투게더아트(미술품), 트레져러(명품·수집품), 그리너리(ESG탄소배출권)와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오디세이, 파라메타(구 아이콘루프), 한국기업평가 등이 있다.

기존 참여사간 협의와 동의절차를 거쳐, STO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 토큰증권 플랫폼의 표준 수립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기업을 추가로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STO 비전그룹은 계좌관리기관의 역할을 주로 담당하게 될 금융기관의 추가 참여로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에 기반이 되는 분산원장 방식의 신뢰성을 확보했고, 부동산·디지털특허 등 기초자산의 다양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STO 비전그룹 출범 후 월 단위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 개최된 제2차 협의회에는 추가 참여 4개사를 포함한 총 12개사가 참석해 토큰증권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기 위한 준비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각투자사와 전통 금융사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하반기 중 합작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를 통해 대출채권 유동화 토큰증권 플랫폼을 출시한다. (사진=에이판다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하반기 중 합작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를 통해 대출채권 유동화 토큰증권 플랫폼을 출시한다. (사진=에이판다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證, 하반기 대출채권 플랫폼 출시…“샌드박스 추가 신청도 고려 中”

신한투자증권은 공식 협의체인 ‘STO 얼라이언스’ 참여사를 직접적으로 공개하진 않고 있다. 출범 후 알려진 협력사는 현물 조각투자사 바이셀스탠다드 정도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 중 가장 빠르게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샌드박스를 통과한 서비스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토큰증권 관련 POC9(기술검증) 이후 STO 본 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 중 에이판다와의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를 통해 대출채권 유동화 STO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심사를 통과해 지난해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증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조기 사업화 노선을 탄 만큼, 샌드박스 추가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 STO 가이드라인 이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K-컬쳐, 탄소배출권,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한 유망 자산 등을 설정해 자산유동화의 혁신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KB·한투證…각 참여사 확대 논의 ‘지속’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조각투자사 등 참여 기업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 시스템을 내부에 구축해 테스트를 완료했다. 규제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이를 고도화 중인 상황이다. 지난 3월 출범한 토큰 증권 사업 협력체 ‘ST오너스’의 주요 사업자로는 스탁키퍼(한우),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펀더풀(공연·전시) 등 조각투자사와, 기술회사 SK C&C, 이큐비알(EQBR), 하이파이브랩 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토큰증권을 기록할 분산원장(블록체인)의 금융기관 시범 운영 파트너로 참여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분산원장 구축을 위한 기술 파트너로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중 발행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성 및 보안성 테스트를 완료할 예정이다. 생태계를 먼저 만들고, 이후 경쟁력 있는 조각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공식 연합체 출범 후 진입한 참여사는 펀더풀 등이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SK증권 김성무 디지털사업본부장, 파이브노드 박승현 대표이사,갤럭시아머니트리 고광림 신규사업본부장, 유진투자증권 송경재 전략기획실장. (사진=SK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은 왼쪽부터 SK증권 김성무 디지털사업본부장, 파이브노드 박승현 대표이사,갤럭시아머니트리 고광림 신규사업본부장, 유진투자증권 송경재 전략기획실장. (사진=SK증권)/그린포스트코리아

◆SK·유진證, 윈-윈 시너지↑…신재생에너지·선박금융·콘텐츠 사업화 공동 추진

공식 연합체는 아니지만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유진투자증권과 SK증권의 시너지가 눈에 띈다. 유진투자증권이 기초자산 신탁과 토큰증권 발행을 맡고, SK증권은 계좌관리기관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두 회사는 파이브노드, 갤럭시아머니트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관련 토큰증권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선박금융 등 해양자산 및 콘텐츠 부문 토큰증권 사업서도 협력을 약속했다.

SK증권은 현재까지 부동산(펀블), 영화IP(바른손랩스), 미술품(서울옥션블루), 선박금융(해양자산거래), 특허권(핑거), 신재생에너지(파이브노드) 등 다수 조각투자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SK증권 측은 “공식적인 협의체는 출범되지 않았으나, 토큰증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시장 초기부터 다양한 기초자산 보유 플랫폼사 등과 MOU를 체결하고,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확보된 토큰증권 생태계를 기반으로 증권사, 은행 등 금융업계로부터 협의체 구성에 대한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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