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 팬덤 “원신이 뇌물 제공한다” 주장
‘원신’ 팬덤 “소닉이 투표 조작했다” 반박

게임업계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 이하 TGA) 2022가 9일 개최를 앞둔 가운데, 인기상을 놓고 ‘소닉’ 팬들과 ‘원신’ 팬들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소닉 프론티어’와 ‘원신’은 올해 TGA의 ‘플레이어스 보이스상(Players’ Voice)’의 후보작으로 노미네이트됐다. 일반적으로 TGA의 수상작은 공개 투표와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합산해 결정되지만, 플레이어스 보이스상은 100% 공개 투표만으로 정해지는 일종의 인기상이다. 또한 올해 출시된 게임이 아니더라도 후보작에 오를 수 있다. ‘소닉 프론티어’는 올해 11월, ‘원신’은 2020년 9월에 출시됐다.
플레이어스 보이스상은 총 3라운드의 투표를 거친다. 1라운드에서는 ‘소닉 프론티어’가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달렸지만, 2라운드에서는 ‘원신’이 미세한 차이로 1위로 올라섰다. 수상작 가늠이 어려워지자 두 팬덤의 신경전은 과열되기 시작했다.
‘소닉 프론티어’ 팬들은 ‘원신’을 개발한 미호요가 팬들의 투표를 장려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원신’은 지난해 TGA에서 ‘최고의 모바일게임상’을 수상한 후 모든 이용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1600 프리모젬을 제공한 바 있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 10개를 열어볼 수 있는 양이다. ‘소닉 프론티어’ 팬들은 올해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원신 이용자들이 선물을 노리고 투표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원신’ 팬들이 봇(bot, 특정 작업을 반복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투표 수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닉 프론티어’ 팬들은 TGA의 주최자인 제프 케일리(Geoff Keighley)에게도 불만을 쏟아냈다. 제프 케일리는 북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올해 TGA와 관련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 AMA)’를 열었는데, 한 이용자가 “현재 플레이어스 보이스상에서 발생하고 있는 명백한 뇌물 제공과 봇 투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제프 케일리는 “봇 투표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지는 난 잘 모른다”며 “열성 팬들의 행동이거나 게임사측의 홍보 활동일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주요 카테고리 수상작을 100% 투표로 선정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원신’ 팬들은 투표 조작을 한 쪽은 ‘소닉 프론티어’라고 맞섰다. ‘원신’ 팬들은 “소닉 프론티어의 득표 수가 10분만에 3500건이나 올랐다”며 봇을 사용해 투표 수를 올린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두 팬덤의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자 TGA측은 투표 현황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플레이어스 보이스상의 최종 승자는 9일 시상식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플레이어스 보이스상이 단일 게임의 완성도가 아닌 IP 파워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소닉’ 시리즈는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작 프랜차이즈지만, 올해 출시된 ‘소닉 프론티어’의 메타크리틱 점수는 71점(플레이스테이션5 기준)에 불과하다. 함께 후보에 오른 ‘엘든 링(96점)’이나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94점)’에 비해 턱없이 낮다. 실제로 ‘소닉 프론티어’는 플레이어스 보이스상을 제외한 올해 본상 후보 목록에 한 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