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52주 신저가 기록
증권가, 카카오 매출 손실 150억~220억원 수준 예상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며 하루 사이에 시가총액이 2조원 넘게 증발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5.93% 하락한 4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카카오는 시초가가 전 거래일보다 6.61% 하락한 4만8000원에 형성돼, 장 중 한때 4만6500원(-9.53%)까지 급락했다가 반등했다.
코스닥 종목인 카카오게임즈(-2.22%)는 3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5.14%)는 1만6600원에, 카카오페이(-4.16%)는 3만4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은 이날 모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그룹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총 39조1660억원) 대비 2조561억원 감소한 37조109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은 데이터센터 화재 영향이 크다.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 계열사의 일부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놓고 있다. 증권가는 당장 서비스 중단으로 발생한 카카오의 매출 손실을 150억~22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 관리 책임이 SK C&C에 있었던 만큼 피해 보상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영구적인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느냐 여부"라며 "카카오 서비스들의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 정상화 시 이용자의 구조적 이탈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카카오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했다"며 "단기 센티먼트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안 연구원은 "지난 주말 동안 나타난 서비스 장애 관련 매출 감소, 보상 등은 4분기 실적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아직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전체 하루 매출인 약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