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고객중심 마인드로 'Global Payment Hub' 노린다

“20년 전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AI 기업이 될 것이며 그래야 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5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행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해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했고, ‘AI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속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은행의 AI생존법과 CEO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글로벌 시대 디지털 전환과 고객 신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글로벌 시대 디지털 전환과 고객 신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성규 행장, ‘고객우선 AI 서비스’로 디지털뱅크 가속화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하나금융그룹과 하나은행은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2조4084억 원과 2조1565억 원의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데 이어 디지털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재도약에 나섰다. AI기술 기반의 고객서비스를 출시하며 고객 맞춤형 글로벌 디지털뱅크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성규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혁신’과 더불어 ‘고객 우선’을 최우선 과제로 뽑고 고객중심의 디지털 혁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 행장은 연초 임직원과 새해인사와 경영목표를 공유하며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에 리더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합심해 노력하자"면서 동시에 고객 신뢰와 디지털화를 강조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의 편의를 높인 맞춤형 서비스로 디지털뱅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 행장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으로 체질 개선을 이뤘으며 올해 남은 과제는 디지털혁신 강화와 고객 신뢰구축이다. 

고객 신뢰 구축은 하나은행이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원금손실을 야기해 타격을 입은 만큼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지 행장은 올해 과제 중 하나로 고객 우선 신념을 제시한 만큼 AI기술을 적용해 고객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하나은행이 출시한 고객 서비스에는 디지털·비대면 방식을 적용한 맞춤형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예컨대 장소와 시간의 제한 없이 온라인서 몇 번의 터치만으로 환전 가능한 ‘환전지갑’, 비대면 PB 상담 등은 업무시스템 효율화보단 고객의 편리함을 개선한 고객 우선에 맞춰져있다. 

또 모든 대출 과정을 디지털화 하여 자금이 필요한 고객에 쉽고 빠르게 대출이 이뤄지도록 해 코로나19에 가교역할을 했다.

◇비대면 ‘환전지갑’으로 국경 없는 디지털 외환시장 선점

하나은행은 ‘환전지갑’을 통해 국경의 제한이 없는 디지털 외환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환전지갑은 기존에 영업점 방문을 통해 이뤄지던 환전을 모바일을 통해 국경과 시간의 장벽 없이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미국 달러를 포함해 총 12 종류의 통화를 몇 번의 터치만으로 환전 가능하다.

이때 환전 시 자동으로 우대환율이 적용된다. 환전 완료된 통화는 원하는 시점에 영업점 또는 인천국제공항서 수령할 수 있다. 당일에 급히 환전이 필요할 때도 통화의 종류와 수량에 관계없이 즉시 외화수령이 가능하다.

특히 인당 1만 달러까지 보관했다 원화로 재환전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환율에 따른 환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환전지갑’은 하나은행이 최초 기획개발 단계부터 외부업체와 제휴를 통해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자체 플랫폼을 넘어 외환거래 전용 디지털 플랫폼을 내놓음으로써 디지털 외환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오픈 API(Open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적극 활용해 산업 간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환전 180만 건, 거래금액은 11억 달러를 달성하며 디지털 외화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또한 환전지갑은 하나원큐, 하나멤버스, 토스, 카카오페이 등 국내 주요 간편 결제 서비스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확장했으며, 이밖에도 관심 있는 통화를 선택하고 목표 환율을 등록하면 향후 원하는 환율에 도달했을 때 하나멤버스 앱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으로 글로벌 간편결제시장 진출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국경 없는 디지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블록체인 기반의 간편 결제 플랫폼 GLN(Global Loyalty Network)을 출시해 14개국 57개사에 국경의 제한 없이 간편 결제를 이용하도록 했다. 

전 세계 금융·유통·포인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장소와 시간의 제한 없이 모바일로 자유롭게 결제·송금·ATM거래·쿠폰서비스 등의 전자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GLN서비스는 별도의 앱 설치와 가입 절차가 필요 없다. 하나금융그룹 멤버십 앱 ‘하나멤버스’ 또는 제휴사 앱을 통해 이용하면 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환전 없는 직불결제와 선불결제가 가능하다. 

또 실시간 환율이 자동 적용돼 외화환전·신용카드·은행송금에 비해 경쟁력 있는 수수료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하나은행 파트너사 고객도 GNL을 통해 효율적인 거래를 할 수 있다.

국경에 관계없이 SSG페이와 TOSS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지난해 GLN서비스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EFMA 글로벌 금융혁신’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까다로운 대출도 디지털로 원스톱 ‘하나원큐신용대출’

하나은행의 고객중심 디지털 전환은 대출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모바일 비대면 대출 플랫폼 ‘하나원큐신용대출’로 대출 과정과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는 지난해 6월 지 행장이 주문한 ‘금융의 디지털화’에 따른 변화다.

하나원큐신용대출은 거래가 없던 고객도 휴대전화와 인증서를 통해 24시간 365일 서류 제출 없이 원스톱 대출이 가능하다.

고객의 직장 정보부터 소득 및 자산까지 개인별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최대 2억 2천만 원의 대출을 최저 연 2.7%대의 낮은 금리로 제공했다. 급여소득자 외에도 신용평가사에서 산출한 추정소득 정보를 반영해 사회 초년생과 자영업자를 비롯한 금융소외계층도 손쉽게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난 3일 서비스 출시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5천억 원의 대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60%는 당행 가계대출이 없었던 고객들로 코로나19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서민고객에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온라인 신용대출이 1천억 원을 달성하는데 8개월이 소요되었던 반면 ‘하나원큐신용대출’은 디지털 전환으로 편의성을 증대시켜 대출 취급을 늘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나은행은 대출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지난해 모바일 대출약정 손님 수 14만 명과 취급 금액 2.6조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AI 청사진 ‘글로벌 스마트 금융거래 선도’

하나은행은 지난 2009년 12월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을 선보였으며, 2014년에는 태블릿 기반의 방문 영업시스템 ‘Talet Branch’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6년 2월부터는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를 시행했고 2017년에는 전 영업점서 온라인 가상 채널인 ‘모바일 브랜치’ 서비스와 AI기반 금융서비스인 'HAI‘ 서비스를 시행하고 2018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통합 멤버십 플랫폼을 통한 외환 거래 시스템인 ‘환전지갑’을 내놨다.

비대면 금융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던 만큼 앞으로도 디지털 혁신을 통해 비대면 스마트 금융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비대면 실명확인을 비롯해 비대면 계좌개설, 예·적금 등 수신 상품과 대출상품 가입, 외화송금 등 대부분 은행 업무에서 비대면 거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AI기반 금융서비스인 ‘HAI’는 문자·음성인식은 물론 환전, 공과급 수납이 가능한 HAI 렌즈 등 혁신기술이 도입됐다. 고객은 3D 금융 비서를 통해 비대면으로도 창구거래와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HAI’의 첫 서비스로 AI로봇인 로보어드바이저 ‘HAI Robo'는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 설계부터 상품 가입까지 10분 이내로 신속하게 제안한다. 당시 하나은행은 ‘HAI Robo'가 설계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시현하면서 서비스 출시 6개월 만인 2018년 1월 가입 금액 4000억원을 돌파하고 가입 펀드 계좌는 12만좌를 넘어섰다.

하나은행은 향후 이 같은 비대면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고 특히 빅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AI 기능을 강화해 고객 서비스를 늘릴 예정이다. 더불어 ‘라인뱅크’ 등을 추진해 글로벌 디지털 시장 내 입지를 넓혀 ‘Global Payment Hub’로 거듭날 계획이다. 하나은행표 비대면 디지털뱅크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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