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성분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포획 나서…병원체 감염 우려


최근 생태계 교란종인 뉴트리아에 곰보다 많은 웅담 성분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뉴트리아 사냥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뉴트리아는 인체에 유해한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어 잡아먹거나 키워선 안된다.

포획된 뉴트리아. [출처=환경부]

 


환경부는 뉴트리아가 다양한 인수공통 병원체를 보유할 수 있어 무분별하게 잡아먹을 경우 살모넬라균을 비롯한 인수공통 세균이나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고 14일 밝혔다.

뉴트리아는 쥐나 수달과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크기가 훨씬 크다. 뒷발에 물갈퀴가 있고 몸길이 약 43~63㎝, 꼬리길이 22~42㎝로 성체 체중은 약 6㎏에 이른다.

불가리아 등에서 1980년대 모피용으로 국내 농가에 도입됐지만 일부 개체가 국내 생태계에 방출된 이후 강한 생명력과 빠른 번식으로 생태계 균형을 파괴하고 농작물을 먹어치워 2009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선정 100대 악성외래종으로 선정됐고, 국내 생태계 교란 생물 20종 중 유일한 포유류다. 

뉴트리아. [출처=환경부]

 


일찍이 뉴트리아를 들여왔던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생태계 교란에 따라 뉴트리아 퇴치에 나섰고 영국은 1989년 뉴트리아를 완전 퇴치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뉴트리아의 담즙에서 웅담 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돼, 뉴트리아를 사냥하거나, 사육하려는 움직임이 급증하고 있다. UDCA는 담즙분비를 촉진해 담석증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간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는 물질이다. 

하지만 뉴트리아는 먹어서도, 길러서도 안된다고 환경부는 경고했다.

2014년 대한기생충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된 뉴트리아에서 피부를 통해 감염돼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뉴트리아분선충(Strongyloides myopotami)과 간모세선충(Capillaria hepatica)의 감염이 보고된 바 있다.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해외 연구 결과에서도 야생이나 사육된 뉴트리아에서 살모넬라균 등 다양한 병원체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환경부 장관의 허가 없이 뉴트리아를 비롯한 생태계교란 생물을 사육·유통하는 것은 금지돼있다.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뉴트리아 포획틀을 설치하는 모습. [출처=환경부]

 


환경부는 2023년까지 뉴트리아의 완전 퇴치를 목표로 유역환경청, 지자체와 함께 퇴치전담반과 광역수매제를 운영하고 있다. 광역수매제는 뉴트리아를 포획해 가져오면 마리당 2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포획된 뉴트리아는 총 1만9256마리에 이른다. 또 2014년 충북과 경북·경남 등 24개 행정구역에서 발견됐지만 지난해 1월엔 경북 일부와 낙동강유역 등 경남 15개 행정구역에서 발견되는 등 서식지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환경부]

 


박천규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최근 뉴트리아 담즙에서 웅담 성분(UDCA)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된 이후 뉴트리아 섭취에 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야생 뉴트리아는 기생충 등 다양한 병원체를 보유할 우려가 높아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뉴트리아를 완전 퇴치할 수 있도록 남은 개체들도 지속적으로 추적해 포획할 것"이라며 "퇴치반에서 설치한 포획틀의 위치를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뉴트리아를 불법으로 사육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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