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TV 유튜브 영상 캡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전 새누리당 대표),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등이 정치적 치명타를 입었다.

귀국 후 대선을 염두에 둔 민생행보를 이어가던 반기문 전 총장이 지난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 진영은 큰 혼란에 빠진 상태다. 

특히 반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힘을 실어 왔던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나경원·정진석 새누리당 의원 등 보수 진영 의원들이 정치적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반 전 총장과 회동하는 등 반 전 총장의 바른정당 영입에 힘을 써 왔다. 이는 박근혜 정권과 선을 긋고 반 전 총장을 영입해 보수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김 의원은 반 전 총장의 급작스러운 대선 포기를 막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불출마에 대한 미안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보수 진영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를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바른정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대선에 재등판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김 의원이 그 입장을 번복할 경우 국민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선 재등판 가능성에 대해 김 의원은 2일 "대선 불출마와 백의종군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일축했다. 이로써 김 의원의 대권 도전은 물론 반 전 총장의 킹 메이커가 되려던 꿈은 모두 무산됐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을 향한 보수 진영내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앞서 나 의원과 뜻을 함께 하던 비박계가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나 의원이 반 전 총장을 돕겠다며 합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소식이 알려지자 나 의원은 2일 "바른정당만으로는 안 되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두 당이 결국 통합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바른정당내 비박계 의원들을 자극했다. 

다음날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의 통합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이전에 합류하지 않은 나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나 의원을) 탈당파 대표로서 우리가 원내대표로 밀어줬던 과정에 비춰보면, 탈당에 동행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으로 엄청난 신의 위반 행위”라고 표현했다. 

이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나 의원은 "반기문 전 총장이 현실 정치의 벽이 너무 높다는 걸 깨달으신 것 같다"면서 "당까지 박차고 나간 김무성 대표가 제일 안 됐다"며 반 전 총장 대선 포기의 최대 피해자로 김 의원을 지목했다. 

한편,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내 충청권 의원들을 이끌고 탈당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에 정 전 원내대표와 함께 반 전 총장을 지지하기로 했던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일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2차 탈당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여러가지를 기대했는데 실행되기 어렵게 되니 조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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