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환경TV DB]

 


SK케미칼이 제조한 CMIT/MIT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미국에서는 농약으로 쓰인다는 사실이 환경TV의 단독 취재결과 드러났다.

CMIT/MIT 성분은 SK케미칼이 제조해 지난 2005년 출시한 ‘애경 가습기 메이트’와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으로 쓰였다. 애경과 이마트 제품은 국내 가습기 살균제 판매량에서 2위, 3위를 차지하며 PHMG와 PGH를 주성분으로 한 옥시 제품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이러한 사실은 환경TV가 미국 환경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으로부터 확보한 보고서를 통해 확인했다. 

미국의 농약 제품 ‘ARCH CMIT/MIT’...주의사항은 “증기 흡입하지 말라”

해당 보고서는 살균제나 살충제 등을 관리하는 미국의 유독물질 관리법인 'FIFRA'에 근거해 지난 2010년 10월 작성된 것으로 ‘Arch Wood Protection, Inc’라는 목재 회사에서 CMIT/MIT를 농약 제조에 써 온 것으로 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pesticide’로 ‘살충제 및 농약’을 의미한다. 제품명은 ‘ARCH CMIT/MIT’로 ‘ARCH’라는 목재회사가 CMIT/MIT성분으로 농약을 제조하면서 미국 환경청에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과 용도 등을 밝힌 자료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환경TV DB]

 


4쪽에는 제품의 성분이 적시돼 있다. 5-Chloro-2-methyl-4-isothiazolin-3-one은 CMIT를 , 2-methyl-4-isothiazolin-3-one은 MIT를 각각 의미하는데 성분 표를 봤을 때 CMIT 10.4%, MIT 3.8%로 구성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지난 2014년 펴낸 가습기 살균제 보고서에 따르면 ‘애경 가습기 메이트’의 주 원료물질 1% 중에서도 CMIT 1~2%, MIT 0.2~0.6%를 포함하고 있다. 

서강대학교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이에 대해 “농약을 100배 희석한 것을 사람이 코를 통해 흡입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가습기 살균제에 농약 성분이 들어갔는데 독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사진= 환경TV DB]

 



보고서의 Precautionary statements(주의사항)에는 인간과 애완동물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적시돼 있다. 

우선 “DANGER Corrosive”는 피부를 녹여낸다는 의미로 부식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또 “눈 손상, 피부 화상을 일으킨다. 또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삼키거나 피부에 흡수됐을 때 치명적이다. 흡입 시에도 해롭다”고 다양한 위해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심지어 “Do not breathe vapor”라며 증기를 흡입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교수는 “증기를 흡입하면 안되는 성분을 한국에서는 가습기 살균제에 쓴 셈“이라며 ”농약을 코와 입으로 폐 섬유화만 일어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CMIT/MIT의 독성 자체는 PHMG와 PGH보다 높은 물질”이라며 “해당 성분은 폐 깊숙이 침투하는 가습기 살균제 물질인 PHMG나 PGH와는 달리 피부 자극성이 높아 코나 기도 점막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CMIT/MIT의 물질안전보건자료..."33mg/L 흡입시 쥐 100마리 중 50마리 사망"

CMIT/MIT의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따르면 CMIT/MIT는 PHMG와 PGH보다 피부의 자극성이 심하다고 되어 있다. 

[사진= 환경TV DB]

 



이 교수는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해 설명하며 “피부 독성 수준에 ‘primary irritation index=7.3”으로 표시돼 있는데 10점 만점에 7정도는 아주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독성 자체는 PGH/PHMG보다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부 독성이 높기 때문에 흡입하자마자 코나 기도 등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PGH/PHMG 등이 피부자극이 상대적으로 적어 폐까지 깊숙이 흡입돼 폐 섬유화를 일으켰다면 CMIT/MIT는 피부자극성이 높아 코나 기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CMIT/MIT에 관한 물질안전보건자료에 ’LD50 inhalation(rat): 0.33mg/L‘이라고 적혀 있는 것에 대해 ”해당 물질을 33mg/L 흡입한 쥐의 50%가 죽는다“라며 ”흡입실험을 했던 쥐 100마리 중에 50마리가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흡입독성이 충분하고 미국에서는 농약으로 쓰인 성분이 한국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쓰인 셈이다. 

한국에서 CMIT/MIT를 생산하고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SK 케미칼은 환경TV에 “CMIT/MIT의 용도는 미생물에 의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살균‧방부제”라고 환경TV에 밝힌 바 있다. 

미생물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가습기살균제, 그리고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PHMG/PGH 성분을 포함한 '가습기살균제'가 영, 유아 및 임산부 등 12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running@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