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금사월' 막장 더해지자 시청률 ↑…'애인 있어요' 호평 속 조기종영 소문

 


“이제 오월이가 점찍고 유월이 돼서 돌아오나요?”

“스토리 너무 질질 끌어서 우리 혈압 올라 쓰러질 판”

“엄마 보는 거 옆에서 잠깐 보는데도 암 걸릴 뻔” 

호평만 있는 게 아니다. 아니,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란을 보면 악평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항암제 언제 주나요?(암 걸린 시청자)” “이런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어제 드라마 보다 혈압 160까지 올랐다. 다시는 안 보련다” “살다 살다 이렇게 유치한 억지드라마는 처음 본다! 이건 개연성조차 상실한 3류 공상과학영화보다 더하다!! 더 큰 문제는 드라마 속 노출광고다. 이건 드라마가 아니고 광고방송이다. 업체를 홍보하기 위해 스토리까지 설정하는 이드라마는 대체 어느 나라 방송인가?”.

진짜 욕하며 봐야 시청률이 오르고 인기 드라마가 되는 걸까. 3일 방송된 ‘내 딸, 금사월’의 시청률이 30.5%를 기록했다(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강찬민 회장(손창민)의 딸 달래(이연두 분)와 결혼해 재벌가 사위를 꿈꾸는 임시로(최대철 분)와 자신의 출생비밀과 거짓말을 들킬까 겁나는 오혜상(박세영 분)이 작당해 오월이(송하윤 분)를 죽음에 몰아넣자 주춤하던 시청률이 30%대로 재 진입했다. 그것도 오월이가 잃어버린 아버지 주기황 회장(안내상 분)과 재회하기 직전에 비극을 맞이했다.

시청자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딸이 아버지를 눈앞에 두고도 못 만나는 설정을 누차 반복해 오다 못해 오월이가 탄 차를 폭파시키고, 오월이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사월이(백진희 분)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어릴 적 친구를 오월이라 부르면서도 딸의 이름을 오월이로 알고 있는 주 회장 앞에서만 홍도라 부르는 설정이 화를 돋웠다. 또 오월이의 비극을 만든 장본인 임시로가 강달래와 언약식을 하고, 오혜상이 주 회장의 아들 세훈(도상우 분)와 상견례를 하며 웃음 짓자 “해도 너무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월이는 왜 주 회장(헤어진 오월이 아빠) 앞에서만 오월이를 오월이라 부르지 않고 홍도라 부르나요?” “분명 오월이 죽은 게 아닐 거다, 살아나겠지, 점찍고 유월이가 되어 돌아올 것”.

‘눈 가리고 아웅’식 설정, 앞이 뻔히 보이다 못해 ‘불가능은 없다’식의 전개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시청률이 높으니 제작진이 귀 기울일 리 만무다. 톱스타가 줄줄이 출연하는 지상파 드라마도 시청률 20%를 넘기기 힘든 시대에 30% 안팎을 오가고 있으니 방송사로서는 효자상품이요, 대놓고 제품을 홍보하든 말든 막을 자가 없다.

미용실에 가도 커피숍에 가도 삼삼오오 여성들이 모여 SBS 주말드라마 ‘애인 있어요’를 호평하는 장면을 종종 본다. “1인 2역이 아니라 1인 4역, 5역을 하는 김현주는 연기대상 감”이라든가 “아예 안 보는 사람은 있어도 한번 보기 시작하면 못 빠져 나오는 게 이 드라마”라든가 “지진희도 이규한도 사랑을 아는 너무 멋진 남자들”이라든가 “같은 복수극이어도 ‘내 딸, 금사월’과는 격이 다르다”고 입을 모아 칭찬한다.

시청률이 결코 다는 아니지만 같은 시각 ‘내 딸, 금사월’이 30%의 고지를 넘을 때 ‘애인 있어요’는 7.2%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충분히 의미 있는 수치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만듦새 대비 아쉽기 짝이 없다. 논의된 적 없다는 게 제작진의 공식입장이지만, 조기종영 얘기까지 나왔다.

진정 ‘애인 있어요’에게도 욕하며 보는 시청자, 그들의 뜨거운 사랑이 필요한 걸까. 바람난 남편이 그저 가정으로 돌아오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금 부인을 사랑하게 된다는 기막힌 상상력, 신약의 치명적 부작용을 감추기 위해 여러 생명을 함부로 하는 제약회사와 재벌가를 향한 통쾌한 복수극 정도로는 아버지를 빼앗긴 세 여자, 신득예(전인화 분) 금사월 주오월의 복수극을 당해내기엔 중과부적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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