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 이벤트 아바타, 러시아보다 10배 비싼 가격에 판매

텐센트가 진행중인 로스트아크 칠석 이벤트(사진=텐센트)/그린포스트코리아
텐센트가 진행중인 로스트아크 칠석 이벤트(사진=텐센트)/그린포스트코리아

텐센트가 ‘로스트아크’ 신규 아바타 가격을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책정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일부 이용자들이 불매 운동에 나서자, 텐센트는 잘못을 인정하고 가격을 대폭 내렸다.

텐센트는 최근 중국 명절 칠석을 기념해 ‘로스트아크(중국명 명운방주)’에서 ‘순정의 서약’ 이벤트를 시작했다. 칠석은 중국의 발렌타인데이라고 불리는 명절로, 많은 게임들이 이벤트를 진행하는 날이다. 텐센트는 이 날을 맞아 ‘로스트아크’ 웨딩드레스 콘셉트의 아바타를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서약과 축복’이라는 이름으로 2019년 진행한 이벤트다.

그러나 이벤트가 시작되자 중국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아바타의 가격을 놓고 강한 반발이 일어났다. 텐센트는 아바타가 확률적으로 등장하는 패키지 상품을 100위안 가량(약 1만8000원)에 판매했고, 패키지 5개를 사면 확정적으로 아바타를 얻을 수 있게 했다. 패키지 상품 안에는 다른 가치 있는 아이템들도 들어 있었지만, 아바타만 원하는 사람들은 사실상 500위안(약 9만원)을 강제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동일한 상품이 해외에서는 단품으로 판매된데다가 훨씬 저렴했다는 점이다. 해당 아바타의 가격은 국내 기준 1만9800원이며, 러시아에서는 549루블(약 8000원)에 판매된 바 있다. 중국 이용자들은 “텐센트가 해외보다 10배나 비싼 가격에 아바타를 판매한다”며 “중국 이용자들을 차별하지 말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논란이 불매 운동으로 번지자 텐센트는 빠른 대응에 나섰다. 텐센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벤트가 공개된 후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벤트 기획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아이템 가격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벤트에서는 해당 아바타를 138위안(약 2만5000원)에 단품으로도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바뀐 가격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비싸다”는 불만이 계속 제기되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텐센트의 아이템 판매 정책이 이용자들의 불만을 산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텐센트의 간판게임 ‘왕자영요’에서도 새로 출시된 스킨을 놓고 큰 논란이 일었다. ‘왕자영요’는 3개의 캐릭터를 대상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콘셉트로 한 스킨을 선보였는데, 이 중 ‘야오’라는 캐릭터의 스킨은 다른 2개의 스킨보다 등급이 높은 전설 등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색상만 살짝 바꾼 수준의 형편없는 품질로 등장했다. ‘왕자영요’에서 에픽 등급 스킨은 88.8위안(약 1만6000원)에 판매되며, 전설 등급 스킨은 최대 800위안(약 14만5000원)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다. 텐센트는 이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스킨을 판매하며 이용자들의 불만을 누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왕자영요에서 출시한 스킨 3종(사진=텐센트)/그린포스트코리아
왕자영요에서 출시한 스킨 3종(사진=텐센트)/그린포스트코리아

‘왕자영요’ 이용자들이 대규모 불매 운동을 벌이자 중국 MOBA게임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왕자영요’와 거의 비슷한 게임이지만 인기 순위 400위 밖에서 맴돌던 ‘서광영웅’은 순식간에 인기 1위로 뛰어올랐다. 또한 MOBA게임 시장에서 만년 2위에 머물렀던 넷이즈는 ‘결전! 헤이안쿄’를 비롯한 주요 MOBA게임들에서 ‘스킨 0위안 이벤트’를 시작하며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한편 텐센트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318억 위안(약 5조 82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올해 상반기에 모바일게임 3개와 PC게임 3개 등 총 6개의 게임만 출시했는데, 이 중 모바일게임들은 텐센트가 직접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다만 PC게임 중에서는 7월에 출시된 라이엇게임즈의 ‘발로란트’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중국 증권업계에서는 ‘발로란트’와 ‘로스트아크’의 실적이 반영되는 올해 3분기부터 텐센트의 게임 매출이 다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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