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메이트, 폐업 전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박진배 대표 폐업 후, 시프트업으로 소속 변경
폐업 직전해 외주거래 비율 49%→23%로 ‘뚝’
​​​​​​​조(兆) 단위 IPO 앞두고 부정적인 걸림돌 제거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그린포스트코리아

시프트업이 특수관계회사 에스티메이트의 폐업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앞서 밝힌 연예기획 사업 부진도 영향이 있었지만, 시프트업에서 받는 ‘외주 비용’이 크게 줄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시프트업은 유한회사인 에스티메이트를 청산하면서 조(兆) 단위 기업공개(IPO)에 부정적인 걸림돌을 미리 제거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지난 24일 부사장 명의로 임직원에게 사과문을 발송하며 “에스티메이트는 연예기획 등 신사업이 실패하면서 폐업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가 과거 재직 직원 A씨와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내부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6월초부터 시프트업 소속으로 변경된 박진배 대표는 이번 성추문에 퇴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티메이트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3억2204만원, 부채 3억21163만원으로, 자본이 41만원에 불과했다.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시프트업은 지난 2018년에 3억원을 출자해 에스티메이트 지분 49%를 인수해 특수관계가 형성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에스티메이트 재무상태는 시프트업이 1년에 한 번씩 공개하는 감사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에스티메이트는 시프트업 부사장이 밝힌 ‘연예기획 등 신사업 실패’ 외에도 시프트업과의 거래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에스티메이트는 시프트업에 ▲2018년 3억6360만원 ▲2019년 3억6230만원 ▲2020년 3억9330만원 ▲2021년 3억3560만원 등 거래를 해오다가 ▲2022년 1억5120만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또 매출액 대비 시프트업 외주비용 비율은 ▲2018년 38.9% ▲2019년 47.9% ▲2020년 43.4% ▲2021년 48.9%에서 ▲2022년 23.2%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그린포스트코리아

시프트업은 에스티메이트에 대한 비용을 지난해부터 크게 줄였으며, 외주 비용이 없을 경우 에스티메이트 경영이 어려운 점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시프트업 관계자는 “데스티니 차일드의 지속 적자폭 증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관리가 필요하여 전체적인 비용 관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프로젝트 비용 관리를 주된 이유로 삼았지만, 이면에는 IPO와도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8년 카카오게임즈 IPO 과정에서 겪은 회계 감리 이슈가 다시 불거질 수 있어서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연결 감사보고서에서 투자한 회사 6개사 중 5개사에 대한 장부가액 문제가 상장을 발목 잡았다. 이를 해결한 카카오게임즈는 2년 뒤인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진입에 성공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1조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또 중국 최대 게임사이자 ‘승리의 여신: 니케’ 퍼블리싱을 맡은 텐센트도 시프트업의 2대주주에 포함됐다. 시프트업을 창업한 김형태 대표는 지난해말 기준 지분 50.93%를 보유 중이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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