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1억원 가치 아이템 먹튀 이용자에 계정 정지 및 회수 조치

(사진=엔씨소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엔씨소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에서 고가의 아이템을 ‘먹튀’한 사건이 발생했다. 논란이 커지자 엔씨소프트가 해당 이용자의 계정을 제재하고 아이템을 회수했는데, 운영자가 게임 속 분쟁에 개입한 것을 놓고 찬반양론이 거세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29일 ‘에오딘 성채’의 보스 몬스터가 신화 재료 아이템을 100% 확정으로 떨어트리는 이벤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제사장 나그바스’를 놓고 탑 세력과 반탑 세력이 치열하게 맞붙었는데, 난전 와중에 반탑 세력의 이용자 A씨가 운좋게 땅에 떨어진 ‘제사장 나그바스의 보물상자’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 안에는 신화 등급 장비의 핵심 재료인 ‘에오딘의 혼’이 들어 있는데, 값어치는 현금 7000만~1억원 가량으로 평가된다.

전리품은 원래 A씨의 혈맹이 나눠가질 예정이었으나, 아이템의 가치를 알게 된 A씨는 마음을 바꿨다. A씨는 아이템을 혼자 차지하기 위해 다음 날 혈맹을 탈퇴했다. 아이템을 먹고 도망가는 이른바 ‘먹튀’다. A씨는 자신이 속해 있었던 반탑 세력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인 7500만원에 팔 심산이었다.

그러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반탑 세력의 군주들은 A씨가 레이드를 악용했다며 엔씨소프트에 신고했고, 엔씨소프트는 A씨에게 일주일간 계정 정지 조치를 내리고 해당 아이템을 회수했다. 해당 아이템은 A씨가 속해 있던 혈맹 군주에게 돌아갔다.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엔씨소프트가 개입한 것이 월권 행위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땅에 떨어진 아이템에는 주인이 없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방침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이 그냥 넘어간다면 그동안 수없이 발생한 먹튀 사건에 대해서도 복구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16일 한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아이템을 획득했을 때부터 회수당하기까지의 정황에 대해 털어놨다. A씨는 “엔씨소프트가 이런 일에 절대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결국 계정 정지를 당했다”며 “큰 돈이 걸려 있는 일인만큼 여러 번 이의신청서를 엔씨소프트에 제출했는데 먹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엔씨소프트에 소송을 걸 생각은 없고,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자책할 뿐”이라며 “앞으로는 시골 서버로 이전해 혼자 조용히 게임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A씨와 인터뷰한 인터넷 인플루언서 B씨는 “리니지를 25년 했지만 먹튀한 아이템을 엔씨소프트가 다시 가져가는 경우는 듣도보도 못한 일”이라며 “엔씨소프트의 운영에 다시 한번 실망했다”고 전했다.

(사진=리니지M 운영정책)/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리니지M 운영정책)/그린포스트코리아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아이템 분쟁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회원 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지만, ‘리니지M’ 운영정책에는 “회원 간 분쟁에 약관 및 운영정책을 위반하는 행위나 정상적인 게임서비스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가 연관된 경우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안에 대해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항목이 명시되어 있다.

실제로 2006년 ‘리니지2’에서 ‘안타라스 먹튀’ 사건이 발생한 이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간접적으로 개입해 해결을 돕고 있다. 다만 제3자가 지나가다 우연히 아이템을 습득한 경우는 제외하며, 여러 명이 협동해 획득한 전리품의 분배에만 개입한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게임 운영정책에 따라 정책 위반 이용자를 제재했다”며 “운영 정책을 위반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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