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업계도 AI 열풍…개발력 확보 잰걸음

(사진=인월드 에이아이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인월드 에이아이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AI(인공지능) 개발자 플랫폼 인월드 에이아이(Inworld AI)가 미국 게임 이용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가 “고급형 NPC(컴퓨터가 조작하는 도우미 캐릭터)가 있는 게임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인월드 에이아이는 대화형 AI 모델을 적용, 실제 사람과 유사한 고급형 NPC를 게임에 구현하는 것을 돕는 개발자 플랫폼이다. 구글의 AI 챗봇 ‘다이얼로그플로우(Dialogflow)’의 개발 주역들이 2021년 설립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 7000만달러(약 900억원)를 유치하며 실리콘밸리의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인월드 에이아이가 정의한 고급형 NPC의 요건은 ▲이용자가 오늘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 대화 가능 ▲이용자 캐릭터가 입고 있는 옷부터 물약을 훔치는 도둑까지 다양한 상황에 반응 ▲감정 변화에 따라 표정과 몸짓도 변화  ▲이용자 캐릭터의 이름을 기억함 등이다.

인월드 에이아이는 2022년 10월부터 약 한 달간 미국의 16~50세 비디오 게임 이용자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4%는 “현재의 NPC가 게임 플레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데 동의한다”고 답했지만 76%는 “더 나은 NPC를 원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은 현재 NPC와 관련해 가장 불만스러운 점으로 “반복되는 대화”를 꼽았다.

(사진=인월드 에이아이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인월드 에이아이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응답자의 99%는 NPC의 AI가 뛰어날 경우 이용자 경험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60%는 “NPC와 양방향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으며 79%는 “NPC와 약속을 하게 된다면 기쁠 것”이라고 답했다. 

78%는 “고급형 NPC가 있다면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79%는 “고급형 NPC가 있는 게임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또 81%는 “고급형 NPC가 있는 게임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월드 에이아이는 “그동안 모션 캡처, 그래픽 렌더링, 애니메이션 등 게임의 다른 기술들은 크게 성장해온 반면 NPC의 동작을 지원하는 기술은 정체되어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 대부분의 게임 이용자들은 NPC와의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추구했으며, NPC에 신경을 쓰지 않는 이용자는 9%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까운 미래에 고급 NPC를 적용한 게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게임업계도 AI 연구중…이용자 몰입감·개발 효율↑

국내 게임업계도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이 AI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다만 각 게임사들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게임 장르에 따라 개발 방향이 조금씩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중 AI 연구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다.  이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W’에 AI를 활용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적용, 전 세계 이용자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하는데 성공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전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AI 챗봇 ‘챗GPT’과 비슷한 AI를 연구중이며,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프로젝트M’을 개발중이다.

(사진=엔씨소프트 프로젝트M)/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엔씨소프트 프로젝트M)/그린포스트코리아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관리자)는 “챗GPT와 같은 언어 모델로 스토리와 캐릭터를 창작하고 인터랙티브 게임에서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미 보유중인 3D 캐릭터 제작 기술과 대규모 접속 게임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차별화된 몰입감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펄어비스는 챗GPT와 같은 챗봇보다는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생성형 모델에 초점을 맞췄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AI 기술을 자체 엔진에 접목해 고품질 게임을 더 빠르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미 자체 엔진의 다양한 영역에서 개발 자동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용자간 대결이 중심인 배틀로얄 장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크래프톤은 함께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는 ‘AI 가상 친구(버추얼 프렌드)’를 만들고 있다. 혼자서 4인 모드(스쿼드)를 플레이하더라도 3명의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는 느낌을 주겠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AI 스스로 게임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며 “버추얼 프렌드들의 능력도 이용자 실력에 맞춰 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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