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올해 29단지 분양 중 10단지 ‘미분양’
9월말 기준 미분양주택 4.2만세대…전년比 3배↑
현대建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4년래 완판 지속
디에이치 입주민 위한 프라이빗 서비스로 차별화

21일 특별공급에 이어 1·2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을 기록한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사진=현대건설)/그린포스트코리아
21일 특별공급에 이어 1·2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을 기록한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사진=현대건설)/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용하는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가 올해 분양 시장에서 공급 단지의 3개 중 1개가 미분양을 기록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현대건설만 사용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가 최근 4년간 모두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거둔 것과 크게 대조된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브랜드 전략 재편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과 ‘힐스테이트 선화 더와이즈’는 1·2순위 청약에서 모두 미달을 기록했다.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은 400세대 모집에서 270세대 청약에 그쳤고, 힐스테이트 선화 더와이즈는 836세대 모집에서 147개 청약통장만 모였다. 이에 앞서 특별공급에서도 두 단지는 계획된 모집에 한참 부족한 수치를 나타냈다.

올해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연간 분양 성적도 29단지 중 10단지가 미분양을 기록했다. 지난 6월 7일과 27일에 각각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성 ▲힐스테이트 탑석은 경쟁률이 1배수를 넘었지만, 계약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6개월이 넘도록 미분양 상태다. 또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 ▲힐스테이트 칠성 더오페라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1단지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2단지 ▲힐스테이트 천안역 스카이움 등은 모두 경쟁률이 1배수를 하회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각종 아파트 브랜드 리서치에서 대부분 ‘톱 클래스’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이처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힐스테이트마저 분양 시장에서 참패하면서 전반적인 침체된 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여기에 대출금리까지 계속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광역시 단지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미분양 딱지를 떼어내지 못했다.

2022년 힐스테이트 미분양 리스트.(자료=한국부동산원)/그린포스트코리아
2022년 힐스테이트 미분양 리스트.(자료=한국부동산원)/그린포스트코리아

이 같은 미분양 위험은 건설업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4만2000세대로 전년동기(1만4000세대) 대비 3배 증가했다. 또 경기 침체, 높아진 주택원가 감안시 단기간 내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한기평은 내년 전망도 금리 상승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서울 및 수도권 중심에서 최소한의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지난 1일 코퍼레이트 데이(Corporate Day)에서 “금리가 높으면 시행이윤이 낮아져 사업추진동력이 하락해 민간시장 위축이 전망된다”며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도시정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힐스테이트의 부진이 계속되는 와중에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20일에 마지막으로 분양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특별공급에서 21대 1, 1·2순위 청약에서 약 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향후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가 약 2년 이상 공급되지 않은 희소성과 브랜드 이원화에 따른 차별성을 더욱 강조할 전망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디에이치 입주민만을 위한 주거서비스 ‘디에이치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유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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