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여파에 4개월 이상 미분양
지난 6월 17일 일반청약 경쟁률 4.95대 1
인근 탑석센트럴자이 대비 고분양가 논란도

힐스테이트 탑석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그린포스트코리아
힐스테이트 탑석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그린포스트코리아

금리인상 여파에 따른 집값 하락 공포가 수도권 분양 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가장 선호한 힐스테이트마저 장기 미분양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탑석은 지난 6월 28일 일반청약에서 경쟁률이 4.95대 1을 기록했다. 357세대를 모집하는 곳에 1762개 청약통장이 몰린 것이다. 하지만 7월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정당계약 기간에 청약 포기가 속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힐스테이트 탑석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고 신영부동산신탁이 시행, 도시와미래(주)가 위탁을 맡고 있다. 타입은 59A, 59B, 59C, 74A, 74B, 84A, 84B 등이며, 59형을 제외한 나머지 타입에서 미분양을 기록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에도 별다른 혜택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 완화를 이미 청약을 마감한 단지에는 적용하지 않으면서다. 이 때문에 수요자는 은행권의 금융규제를 간신히 넘더라도 고(高)금리 이자에 청약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도 힐스테이트 탑석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힐스테이트 탑석은 분양가가 최저 4억2650만원에서 최고 6억2260만원으로, 수도권 분양가를 높인 곳 중 하나다. 실제 힐스테이트 탑석 인근에 공급된 탑석센트럴자이보다 1억6000만원(84㎡ 기준) 가량 높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아파트 브랜드평판에서 힐스테이트는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푸르지오, 롯데캐슬이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소비자들이 힐스테이트에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힐스테이트 탑석은 고금리와 고분양가 논란에 정당계약 후 4개월 이상 미분양 상태에 빠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재고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서 나오니까 소비자들이 신규 분양을 주저하는 측면이 있다”라며 “올해 급격한 금리인상이 이뤄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인데다, 정부가 수도권 일부 지역에 규제를 해제했더라도 향후 금융비용 압박에 전반적인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권 팀장은 “관건은 언제까지 신규 아파트가 미분양이 지속될 것인가인데, 서울은 여전히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고, 서울에 공급이 더뎌지면 주변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라며 “기존 미분양 물량도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보진 않으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둔촌주공이나 장위동처럼 철저하게 기다렸던 물량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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