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체와 1위 자리 엎치락뒤치락

텐센트.(사진=위키피디아)/그린포스트코리아
텐센트.(사진=위키피디아)/그린포스트코리아

중국의 고급술 제조기업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 이하 마오타이)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던 텐센트(騰迅)가 하루만에 왕좌를 되찾으며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주가는 20일 기준 231홍콩달러(약 4만2300원)를 기록, 5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2004년 발행가 3.7 홍콩달러(약 678원)로 홍콩 증시에 상장된 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중국기업 시총 1위로 자리매김했던 텐센트는 이달 18일 마오타이에게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다음 날인 19일에는 1위를 탈환했지만, 20일에는 또 다시 따라잡혔다. 중국을 대표해온 거대 IT 기업의 추락은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텐센트가 마오타이와 때 아닌 1위 경쟁을 펼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텐센트의 주가 폭락에 기인한다. 마오타이의 주가도 올해 15% 가량 하락했지만, 텐센트 주가의 낙폭이 더 컸다. 텐센트의 주가는 올해 40% 이상 떨어졌다. 

텐센트의 주가는 2021년 2월 775.5홍콩달러(약 14만2300원)라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후, 중국 당국의 집중 규제로 인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10월 기준 시총은 고점 대비 70% 가량 증발했다. 당국의 정책이 완전히 뒤바뀌지 않는 이상, 텐센트의 주가는 단기간 내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마오타이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역대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77% 증가한 871억6000만위안(약 17조2800억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14% 증가한 444억위안(약 8조8023억원)에 달한다. 마오타이가 만든 고급술은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이 즐겨 마실 정도로 인기가 높은 제품이며, 마오타이는 중국 증시의 대표적인 우량주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마오타이가 텐센트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중국 주류의 성장률은 이전보다 둔화되어 15% 안팎에 머무르겠지만, IT 산업의 경우 현재 저평가된 부분과 위험요인이 해소됐을 때의 성장동력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왕잉보(王滢波) 박사는 현지 언론 차이나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텐센트와 비교했을 때 마오타이의 시장 규모는 앞으로 크게 커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소비 시장에서 주류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고,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욱 그런 경향이 나타난다. 반면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텐센트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텐센트가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76건의 환매를 통해 지불한 금액은 244억8500만홍콩달러(약 4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dmseo@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