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미래 산업의 핵심 연계기술로 주목받는 이차전지
전세계가 경쟁 중인 고용량·장수명 이차전지 개발
전고체전지 등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하는 배터리 3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자동차, 수소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연계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이차전지 기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고용량·장수명 이차전지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자동차, 수소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연계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이차전지 기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고용량·장수명 이차전지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에너지 전환과 효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 에너지와 미래차 시장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차전지기술’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충전을 통해 수 백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는 이차전지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차전지는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보급·활용할 때 반드시 필요한 연계기술로, 이차전지 산업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산업 및 전기차, 전력저장, 전자기기 등 다양한 산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고용량·장수명 이차전지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들은 이차전지 기술 개발과 관련 분야 먹거리 육성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다양한 산업의 핵심기술이 될 이차전지

이차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차전지와 달리 충전 과정을 통해 수백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다.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 형태로 바꿔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사용하는 것을 반복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히고 있다.

핵심 소재에 따라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차전지는 여러 시스템으로 산업을 이끌어왔다. 1900년대 초 최초 이차전지로 개발된 납축전지는 자동차와 산업기기의 전원공급 역할을 해왔다. 이후 개발된 니켈계 배터리는 휴대용 전자기기, 전등 공구, 하이브리드 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기기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그중에서도 1990년대 일본의 소니사가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리튬이온배터리’는 현재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보조배터리 등으로 활용되며 이차전지의 주류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외부 전원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우수한 보존성, 긴 수명 등을 장점으로, 배터리의 소형화, 경량화, 고용량화를 이끌며 이차전지 시장을 주도하는 배터리로 자리 잡았다.

쓰임새가 다양한 이차전지는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해 전환이 시급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등 분야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 및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따라 이차전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기술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차전지 기술(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중립 및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따라 이차전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기술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차전지 기술(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이차전지 기술

수요 확대 속에 개선된 성능의 이차전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기업에서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차전지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는 한·중·일 기업들이 주도해 왔다. 국내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모바일 IT기기 시장을 기반으로 소형전지 분야를 리드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와 대용량 전기저장장치(ESS) 등에 활용되는 중·대형전지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차전지 기술의 주요 분야는 한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차전지 기술은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등의 ‘핵심 소재 기술’, 핵심 소재와 기타 부품 및 소재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셀로 제조하는 ‘셀 기술’, 파우치, 캔, 리드탭, 접전체, 도전재,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등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부품·소재 기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국내 기업들의 주요 분야는 ‘셀 기술’로,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유럽, 미국 등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막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중이며, 풍부한 광물자원을 바탕으로 부품·소재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윤식 KOTRA 중국 광저우무역관이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중국 이차전지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기차 최대 생산 및 소비국가이자 환경보호를 위한 3060 정책(2030년까지 탄소피크, 2060년까지 탄소중립)에 따라 전기차 및 ESS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CATL, CALB, BYD 등의 중국기업들이 전기차 부문의 이차전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차전지 공급을 비유럽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주요 자동차, 화학, 원자재,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Battery Alliance'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미국은 중국과 이차전지 경쟁 우위 확보와 바이든 행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리튬이온배터리의 전 공급망을 2030년까지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차세대 이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SK이노베이션과 미국 솔리드파워(SK이노베이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10월 28일 차세대 이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SK이노베이션과 미국 솔리드파워(SK이노베이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한계 보이는 리튬이온전지, 미래 준비한다

이차전지 기술은 치열한 기술경쟁이 예고돼 있다. 지금까지 이차전지 시장의 주력 기술로 자리 잡은 리튬이온전지가 다양한 쓰임새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이온전지는 리튬 가격과 온도 관리가 취약하면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앞으로 이차전지가 다양한 산업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리튬이온전지보다 안전하고, 고용량과 긴 수명을 유지하는 이차전지 기술 개발이 필요해진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차전지는 전고체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액체)을 고체로 바꾼 배터리로, 전해질 유출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을 줄여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체 전해질로 인해 분리막이 불필요해 배터리 형태의 다양화와 부피 축소 및 경량화를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 주목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고체배터리의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 3월 14일 배터리 3사 중 최초로 전고체배터리 시범생산라인(파일럿 라인)인 ‘S라인’ 착공에 돌입했다. 삼성SDI는 S라인을 통해 전고체전지 연구 성과와 더불어 생산기술까지 단번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역시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고분자계·황화물계 모두에서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전고체 배터리 기술 기업 미국 솔리드파워에 약 365억원을 투자하며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에 협력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은 탄소중립 시대에 다양한 기술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용량·장수명 이차전지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신재생에너지 및 ESS,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대가 이뤄지면서 이차전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차전지 산업뿐만 아니라 후방 산업인 소재·부품·장비 산업 및 전방 산업인 전기차, ESS, 전자기기 등이 동반성장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전력망 계통연계 시스템,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 초대형 해양풍력 시스템은 이차전지 기술과 연계될 때 기술의 완성이 이뤄지며, 전기의 연속성, 효율성, 고품질화를 달성할 수 있다”며 “청정수소 생산, 암모니아 발전기술과도 상호 보완적 관계로 이차전지는 단기 저장, 타 기술들은 장기 저장 후 전력생산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