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재활용률 높이고 비닐 폐기물은 절감
기업 ESG경영 환경 분야에 긍정적인 역할 기대
환경부 재활용 용이한 제품 생산 장려 지원 확대

생수병에서 라벨이 사라지고 있다. 생수 업계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며 제품의 얼굴과도 같았던 라벨을 과감하게 떼어낸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롯데칠성음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생수병에서 라벨이 사라지고 있다. 생수 업계에서 제품의 얼굴과도 같았던 라벨을 떼어내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롯데칠성음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생수병에서 라벨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생수 업계는 무라벨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무라벨 생수를 선보인 곳은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월부터 순차적으로 라벨이 없는 아이시스 ECO를 선보여왔다. 지난 한 해 해당 제품군은 약 1010만개가 판매됐다. 라벨 포장재도 1010만개 절감됐다는 얘기다. 무게로 따지면 6.8톤, 가로로 이어 붙이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으로 4번 이상 이동할 수 있는 길이가 나온다. 

올해 들어서는 제주개발공사가 무라벨 삼다수를 출시한다고 밝힌 데 이어 농심도 올 상반기 내에 라벨 없는 백산수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3대 생수가 모두 무라벨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이밖에 풀무원샘물도 환경부와 라벨 없는 투명 페트병 사용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올해 상반기부터 자사 제품을 무라벨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음료는 3월 중순부터 무라벨 석수 제품을 출시하고 2분기부터 자사 생수 페트 생산량의 50% 이상을 무라벨 제품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처음으로 PB상품에 무라벨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생수 중 판매율이 가장 높은 ‘유어스DMZ맑은샘물 번들’에 적용하던 라벨을 없앰으로써 연간 50톤 이상의 비닐 폐기물을 절감을 예상했다. CU도 ‘HEYROO 미네랄워터 500ml’ 상품 전면에 부착되던 라벨을 제거하고 올해 1분기 내 PB생수 전 상품에 무라벨 투명 페트병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라벨에 명시되어 있던 상품명과 의무표시사항 등은 페트병 용기, 뚜껑 및 묶음 포장 외면에 표기된다.

생수 업계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며 제품의 얼굴과도 같았던 라벨을 과감하게 떼어낸 데는 환경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보통 투명 페트병 배출을 위해서는 페트병을 감싸고 있는 라벨을 제거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라벨이 없으면 음용 후 페트병만 간편하게 분리배출하면 돼 편의성이 높아진다. 라벨로 발생하던 비닐 폐기물 배출량도 줄어들고 페트병 재활용 효율도 높아진다. 기업은 이를 통해 ESG경영의 환경 분야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경량 용기, 에코 라벨에 이어 무라벨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한다. 

무라벨 생수 출시는 지난해 말부터 전국 공동주택에서 시행되고 있는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의무화 시행과도 연관이 깊다. 무라벨 생수 출시를 통해 간편한 분리배출 및 수거를 돕는 한편 국내에서 수거되는 폐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약 30만톤의 폐페트병이 생산됐음에도 일본, 대만 등에서 2.2만톤의 폐페트병을 수입해 왔다. 국내에서 회수된 폐페트병에서 라벨이 제거돼 있지 않은 등 고품질 원료로 재활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 지급을 제도화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관련 홍보를 강화한다. 무라벨 제품에 대해서는 재활용 용이성 평가에서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부여하고 제품 전면에 광고할 수 있도록 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 분담금도 50%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은 “친환경 상품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입장으로 환경부와 라벨 없는 투명 페트병 사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친환경적인 제품 출시를 약속하고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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