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④] 여행 사라진 삶...막힌 하늘길, 언제 다시 열리나
[포스트코로나 ④] 여행 사라진 삶...막힌 하늘길, 언제 다시 열리나
  • 이한 기자
  • 승인 2021.01.2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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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66.4% 감소...코로나19에 멈춰 선 비행기
사람 대신 화물...대책 마련 나선 항공사들
면세산업도 타격...인천공항 면세점 ‘공실’ 위기
2021년에 해외여행 계획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여행·항공 장기적으로는 회복 기대...시점은 언제?

코로나19가 인류의 삶을 뿌리째 바꿨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다릅니다.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졌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새로운 표준이 됐습니다. 말 그대로. ‘뉴 노멀’ 시대입니다.

감염병 확산은 여전히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이 인류의 환경파괴 때문이라는 지적을 고려하면 코로나 이후 세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또 생겨날 가능성 역시 있습니다.

코로나는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꿨을까요. 달라진 경향은 우리 산업과 소비, 환경과 주거, 그리고 레저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팬데믹으로 달라진 2021년 시대상을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네 번째 순서는, 코로나로 막힌 하늘길이 세상에 미친 여러 영향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15일 김포공항에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항공 교통량은 전년도인 2019년 대비 50.0% 감소한 42만 1000여대다. 월간 최대 교통량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1월 7만 2천 대, 하루 최대 교통량은 1월 10일 2,464대다. 코로나 사태 이후 1월의 항공 수요를 한번도 넘지 못했다는 의미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김포공항 모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자는 2004년에 처음 국제선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2019년 12월까지 해외를 다녀오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여행이든 출장이든 바다를 건너야 할 일은 매년 생겼다. 2019년 12월, 대만에서 귀국 비행기를 타기 전에 꼭 먹고 싶은 음식이 있었다. 시간이 애매해 갈등하다 “몇 달 있으면 또 올텐데”하고 공항행 택시를 탔다. 그리고 14개월째 국제선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앞으로 언제 탈지 기약이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코로나19에 하늘길이 막혔다. 바닷길은 열리고 하늘만 막혔다는 의미는 아니다.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세계적인 상식이 되면서 ‘해외여행’은 1년 만에 낯선 단어가 됐다. 해외출장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줄었다. 어디가 더 위험하느냐의 문제, 입국 자체가 까다로워지는 문제, 여기에 외국에 한 번 다녀오면 앞뒤로 2주씩 한달간 발이 묶이는 문제도 있었다. 2020년은 원래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였다. 그 올림픽은 올해도 어떻게 될지 아직 불투명하다.

항공사들은 수입이 줄었고 여행사들은 매출이 사라졌다. 코로나19로 여러 업종과 종사자들이 타격을 받았으나 해외여행 수요에 기대에 영업하는 업종은 팬데믹의 직격탄을, 그리고 가장 빨리 맞았다. KBS가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을 이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의 국내여행과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최대 98% 줄었다. 작년 한해에만 (10월 초 기준) 여행사 918곳이 폐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8개월째 매출 0원’이라는 내용의 여행업체 대표 호소가 올라왔다.

◇ 국제선 66.4% 감소...코로나19에 멈춰 선 비행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항공 교통량은 전년도인 2019년 대비 50.0% 감소한 42만 1000여대다. 월간 최대 교통량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1월 7만 2천 대, 하루 최대 교통량은 1월 10일 2,464대다. 코로나 사태 이후 1월의 항공 수요를 한번도 넘지 못했다는 의미다.

국제선과 국내선 교통량을 보면, 국제선의 경우 전년 대비 66.4% 대폭 감소한 20만 대(하루 평균 546대)가 운항했고, 국내선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22만 1천 대(하루 평균 302대)로 집계됐다. 국제선 교통량 가운데 우리나라 공역을 통과해 다른 나라로 비행한 영공통과 교통량은 1만 8천 대(하루 평균 48대)로 전년 대비 69.3% 감소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제선 월간 교통량은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1~3월 대폭 감소 후 4월 이후 교통량이 소폭 증가하지만, 국내선 월간 교통량의 경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월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한 3월, 9월, 12월에는 교통량이 감소했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완화된 7월, 8월, 10월, 11월에는 예년 수준 이상 교통량이 회복됐다.

이랑 국토교통부 항공교통과 과장은 “지난해 항공교통량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으나, 국내선을 보면 코로나 상황에 따라 수요가 단기에 회복되는 경향도 보였다”면서 “올해에도 불확실성이 크나 백신 접종 등에 따라 항공교통량 조기 회복가능성도 있으므로, 항공교통량을 지속 모니터링 하면서 교통량 증가에 대비한 관제사 사전교육 등 대비태세를 철저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 사람 대신 화물...대책 마련 나선 항공사들

항공사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수송에 나서는 게 대표적인 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화물 수송을 위해 개조 작업을 완료한 보잉777-300ER 기종을 처음으로 화물 노선에 투입하면서 공급 확대에 나섰다.

당시 대한항공은 화물 전용 항공편 투입을 위해 코로나19로 멈춰선 여객기 중 2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변모시켰다. 앞서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으며, 국토교통부도 제작사인 보잉의 사전 기술검토 및 항공안전감독관의 적합성·안전성 검사를 거쳐 9월 1일 개조작업을 승인한 바 있다.

보잉777-300ER 여객기의 경우 항공기 하단 화물적재 공간에 약 22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승객들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좌석(프레스티지 42석, 이코노미 227석)을 제거해 약 10.8톤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게 됐다.

당시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보잉777-300, 보잉787-9, A330-300 등 여객기의 벨리(Belly, 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을 적극 활용해 항공 화물시장 수요에 대응해왔다.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승객 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 평균 420회, 월 평균 수송량은 1만 2000여톤에 달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을 수송해 화물 공급도 늘리고 공항 주기료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역발상 전략을 펼친 바 있다.

진에어도 지난해 11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로스앤젤레스(LA)에 화물 운송을 개시하고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진에어는 당시 B777-200ER 여객기에 약 23톤의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류 화물을 싣고 미국 LA로 운송했다. 앞서 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B777-200ER 여객기 1대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운영 중이며, 일반 여객기 기내 좌석 위에 승객 대신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카고시트백도 병행하고 있다.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뉴스룸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항공사들은 줄어든 여객 수요를 화물로 채웠다.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 수송에 나서거나 백신 수요 대응 등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섰다. 사진은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뉴스룸 홈페이지 캡쳐,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면세산업도 타격...인천공항 면세점 ‘공실’ 위기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출·입국 수요가 줄면서 면세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 면세점 차기 사업자 선정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항면세점 일부가 공실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국내 면세점 매출은 약 14.3조원 규모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정도 줄어든 숫자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 매출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스포츠서울 보도에 따르면 2월 말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운영이 종료된다. 이 신문은 “인천공항은 계약 기간 만료에 앞서 지난해 3월 입찰을 통해 새 사업자를 선정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신규 사업자가 사업권을 포기하자 이들 면세점에 영업 연장을 요청했다”라고 보도했다.

면세점은 지난해 8월 계약 기간이 끝났으나 코로나사태로 공사가 신규 사업자를 찾지 못했고 관세법 특례를 적용해 6개월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 기간이 오는 2월까지로 현행 관세법상 재연장은 불가능하다. 연합뉴스는 25일 ‘내달 말 롯데·신라 면세점 철수’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하고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재연장이 관세법상 힘들고, 신규사업자 선정도 여러 차례 유찰돼 롯데와 신라면세점 구역은 2월 이후 공실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매년 평균 2회 이상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이용했다는 소비자 이모씨(41)는 “예전에는 출국 한번 하려면 탑승수속 줄보다 면세상품 인도장 줄이 더 길었던 기억도 있는데, 인천공항 면세점이 공실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낯설다”고 말했다.

◇ 2021년에 해외여행 계획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요는 회복될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월 5일 내·외국인 2,87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공여행 심리 트렌드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공사에 따르면 2021년 해외여행 계획 유무를 묻는 설문에는 내국인의 39.7%, 외국인의 42.0%가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해외여행 유무를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내국인의 91.9%, 외국인의 81.5%가 '해외여행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국내 및 해외를 포함해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내국인의 경우 2019년에는 '일정 조율이 어려워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27.3%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선택한 비율이 66.0%(2020년), 61.7%(2021년)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대해 외국인 역시 2019년에는 '일정 조율이 어려워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36.9%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위와 같이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74.1%(2020년), 63.1%(2021년)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여행은 어떻게 바뀔까. 최근의 풍경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허용하면서 비행기를 타고 다시 돌아와 면세점 쇼핑을 할 수 있는 여행상품이 개발됐다.

임남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항공여행 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여객 서비스 향상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적기 대응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포공항 면세점 (김형수 기자) 2020.3.12/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3월 김포공항 면세점 모습.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브랜드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여행·항공 장기적으로는 회복 기대...시점은 언제?

여행과 항공 수요는 과연 회복할까. 회복된다면 그 시점은 언제일까.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는 다시 올라올 것 이라는 의견을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중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20일 보고서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인용해 “코로나 이후 하고 싶은 여가 활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보적인 1위는 ‘여행’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회의 및 은행업무 처리, 배달 음식 소비, 집콕 소비 발달, 온라인 콘서트 성장 등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지만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해외여행은 다른 것으로 대체가 불가능함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지 연구원은 “여행업의 가장 큰 특징은 악재 발생 시 주가는 크게 곤두박질치지만, 이 때 취소되는 여행수요는 온전히 사라지는 수요가 아니라, 상황이 나아지면 반드시 돌아오는 이연수요이기 때문에 업황이 리바운드할 때는 어느 업종보다 주가에 대한 픽업 속도가 빠르다”라고 덧붙였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8일자 보고서에서 “글로벌 여행산업은 2021년 2~3분기부터 선진국을 필두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보았다. 박 연구원은 해외 백신 접종 일정 등을 언급하면서 “2021년 상반기부턴 코로나 방역 우수국 간의 제한적인 여행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그러면서 “2021년 4분기와 2022년에는 글로벌 여행산업이 코로나 이전의 레벨로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정하며 신중한 의견을 보이는 견해도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방 연구원은 1월 21일자 보고서에서 “백신 보급 기대로 지난 10월 이후 글로벌 항공사 주가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 기간 대한항공은 약 60%, 제주항공 56%, 진에어 101%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방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백신 보급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고 실제 여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인구는 접종 우선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어). 백신이 의미 있는 여객 수요 회복을 견인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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