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㉓] 테슬라와 배터리 키워드로 읽는 친환경 미래차
[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㉓] 테슬라와 배터리 키워드로 읽는 친환경 미래차
  • 이한 기자
  • 승인 2020.09.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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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배터리 미래 둘러싼 전 세계 관심 고조
증권가 “한국 2차전지 업종 긍정적 시각을 유지해야”
“배터리 소재 혁신 중요...완성차 업체와 혁신 필수”
정말로 친환경적이려면?...미래차가 해결해야 할 숙제
동력 얻고 버리는 과정의 환경 영향, 전기에서도 중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뉴스란에 ‘환경’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기사가 1,128만건 이상 쏟아집니다. 인기 K-POP그룹 BTS와 방탄소년단 단어로 총 61만건, ‘대통령’ 키워드로 910만건의 기사가 검색(7월 13일 기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 문제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매주 1회씩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스물 세번째 주제는 최근 친환경 미래차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았던 두 키워드, 테슬라와 배터리입니다. [편집자 주]

테슬라와 전기차, 그리고 배터리는 친환경 미래차 시장을 둘러싼 주요 키워드다. 미래차 시장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겪을까. 그리고 미래차는 무조건 친환경적일까? 2020년의 자동차 산업계와 배터리 산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테슬라와 전기차, 그리고 배터리는 친환경 미래차 시장을 둘러싼 주요 키워드다. 미래차 시장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겪을까. 그리고 미래차는 무조건 친환경적일까? 2020년의 자동차 산업계와 배터리 산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한동안 국내 주식투자자 사이에서 ‘차화정’이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 있다. 주식시장에서 자동차, 화학, 정유 관련 종목을 일컫는 단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증시가 이른바 차화정의 분전 속에 V자 반등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데,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차화정이 ‘안정적인 우량주’와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 이후 반도체와 바이오 등이 시장에서 주목을 끌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최근 해외 증시를 들여다보는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키워드가 있다. 테슬라와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IT기기로, 테슬라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관련 기술로 주목 받은 기업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미래 전망이 밝다는 이유로 해당 기업의 이슈와 행보에 크게 주목해왔다.

테슬라는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배터리데이’를 개최했다. 주주총회와 배터리 기술 관련 쇼케이스를 겸한 행사였다.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의 행사여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주를 비롯한 투자자, 업계 종사자들은 배터리를 둘러싼 신기술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배터리데이 발표된 내용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이튿날 테슬라 주가는 10%가량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와 배터리를 향한 세간의 기대는 여전하다. 친환경 미래차를 둘러싼 기술들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 테슬라·배터리 미래 둘러싼 전 세계 관심 고조

테슬라 창업자 겸 CEO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데이를 하루 앞두고 “LG화학 등으로부터 배터리 공급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익숙하고 반가운 소식이지만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생산 등을 기대한 투자자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일 수 있었다. 어쨌든 이 행사는 글로벌 관객 25만 명이 유튜브 등을 통해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배터리데이를 통해 “기존 배터리보다 성능이 향상된 배터리를 3년 후 대량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2년까지 100기가와트시(GWh) 규모, 2030년에는 3테라와트시(twH)규모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공개됐다. 3년 후에는 약 2만5000달러 수준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도 언급했다. 2만5000달러는 9월 28일 오후 2시 현재 환율로 한화 약 2934만원이다. 2020쏘나타 하이브리드 가격이 2386~3367만원 사이임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전기차다.

하지만 배터리데이에 대해서는 ‘다소 실망’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고성능 배터리 등에 대한 획기적인 발표가 없다는 취지에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배터리데이 이튿날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어제 행사를 '배터리 데이'라고 부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지만, 중대한 기술적 돌파구를 원했던 투자자들에게는 감명을 주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33개 증권사가 테슬라 평균 목표가를 105달러 낮춘 305달러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CNN 비즈니스도 32명의 애널리스트가 12개월 평균 목표가를 기존보다 19.27% 하락한 314.40달러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 증권가 “한국 2차전지 업종 긍정적 시각을 유지해야”

테슬라와 미래차의 전망 자체가 나빠졌다고 볼 순 없다.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이후 24일 1.95% 반등했고 25일에는 5.04% 상승하며 1주당 400달러 선을 회복했다. 2차전지 산업 발전의 방향성은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게다가 머스크는 29일 트위터를 통해 “2030년 이전에 연간 (전기차) 생산량 2000만대에 도달할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는 어떨까. 증권가에서는 발전 방향을 재확인하고 국내 2차전지 업종에 대한 관심을 늘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신증권 한상원 연구원은 배터리데이에 대해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하락이라는 2차 전지 산업의 발전 방향성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쳤으며, 우려했던 테슬라의 대규모 내재화 역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SNS를 통해 파나소닉, LG화학, CATL 등의 업체들로부터 배터리 구매를 늘리겠다고 밝힌 이유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한국 2차전지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차량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힐 수 있는 차량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제하면서 “결국 마법 같은 신소재의 적용은 없었고 배터리 소재 변화를 통한 퀀텀 점프는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시도했지만 실제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현존기술로도 경제성을 갖춘 테라와트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요소는 열관리와 전장 부품, 차량 소재 변화 등이며,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자동차 부품 밸류 체인의 중요성이 부각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보았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 간 역학구조에서 완성차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도 덧붙였다.

GS칼텍스와 한국전력 전기차 생태계 확장을 위해 협업한다. GS카렉스 법인고객 대상 충전사업을 통해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테슬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시장에서도 '패스트무버'다. 테슬라의 계획을 접한 국내 증권가에서는, "중대형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의 긴밀한 협업으로 확고한 패스트팔로워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배터리 소재 혁신 중요...완성차 업체와 혁신 필수

테슬라는 공정 혁신에 나서고, 우리는 소재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원민석 연구원은 24일자 보고서에서 위와 같이 진단했다.

해당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원가를 낮추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소재비 절감이나 제조 공정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절대적인 비용을 낮추는 방법과, 새로운 소재 개발로 에너지 밀도를 높여 용량당 판가를 낮추는 것이다.

테슬라의 목표는 차세대 저비용 고성능 배터리를 대량양산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셀을 자사 전기차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기존보다 베터리 셀 크기를 키워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신소재와 공정 효율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원가를 56%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테슬라의 계획이 현실화 된다면 전기차 가격이 2만 5000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반면 국내 업체들(중대형 배터리)은 당장 기존 생산 공정을 크게 개선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원석, 원민석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가야 할 방향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한 소재 혁신”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생산부터 전기차 제조까지 수직계열화해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앞서 나가겠다는 테슬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 시장에서도 패스트무버”라고 언급하면서 “국내 중대형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들간 긴밀한 협업으로 확고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미래차가 해결해야 할 숙제, 정말로 친환경적이려면?

테슬라와 배터리 키워드로 미래차 시장을 읽으면서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이 있다. 미래차가 정말로 ‘친환경 미래차’가 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어서다. 본지에서도 이 문제를 과거 언급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는 2018년과 비교해 13.5% 성장한 14만 311대 판매됐다. 역대 최고 판매 수치다. 차종별로는 하이브리드차가 11% 증가한 9만 8810대를 기록하며 가장 많이 팔렸고, 순수전기차는 3만 2032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5255대 판매됐다. 수소차는 4,194대 팔렸다.

그런데 전기차가 기름을 태워 달리는 차에 비해 확실하게 ‘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몇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장 큰 숙제는 전기를 많이 만드는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이다. 만일 우리나라에 수백만대 수준의 전기차가 보급된다고 가정해보자. 수많은 차량이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그 전력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을까. 기름을 시추하고 그걸 태워 연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배출가스가 발생하지만, 전기를 얻어내는 과정 역시 적잖은 에너지와 배출가스가 필요하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산업과 일상생활의 여러 방면에서 전기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장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기수요는 연평균 1.3% 증가해 2040년에는 700.4TWh(테라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부문별 연평균 예상 증가율을 보면 산업에서 1.4%, 수송이 6.5%, 가정 0.7%, 서비스(상업 및 공공)에서 1.3%다. 보고서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정책에 힘입어 수송 부문에서 전기 소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모터는 배출가스를 내보내지 않지만, 인류가 전기를 쓰려면 일부 비환경적인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1차 에너지인 석유와 가스를 전기로 전환하는 전력화가 이뤄지면 소비자들은 간편하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전력화 과정에서 손실이 있고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된다는 단점도 있다. 미래에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고 하늘까지 날아다니려면 전력은 애초 계산보다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전기차 보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의 폐배터리 재활용 기준 등 관련 시스템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는 커다란 배터리가 필요하다. 전기차 숫자가 크게 늘어날 미래에는, 자동차에 쓰인 후 버려질 폐배터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또 다른 환경 과제로 남을 수 있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조감도와 브랜드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현대자동차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동력 얻고 버리는 과정의 환경 영향, 전기에서도 중요

전기차에서 버려질 ‘폐배터리’에 주목하는 시선도 꾸준히 늘어난다. 전기차 보급이 꾸준히 늘어나고, 미래에 차를 바꾸거나 배터리를 교체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폐배터리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폐배터리는 폭발이나 화재 등에 주의하며 조심하게 다뤄야 하는 ‘유독물질’이다.

본지에서도 기사로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폐배터리는 2018년까지 100여 개가 나왔다. 올해 1000개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친환경차 보급이 늘면서 5년 후에는 약 1만여개의 폐배터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솔린과 경유 또는 LPG 자동차에도 배터리가 있다. 이 배터리 역시 사용기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한다. 문제는 전기자동차의 경우 일반 자동차보다 부품 숫자가 적은 대신 배터리는 더 크다. 전기차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배터리다. 커다란 배터리가 차량 아래 장착된 형태로, 자동차 길이와 너비만한 크기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운전석이나 내부에서 전자파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단순히 사이즈만 비교해도 일반 자동차와는 수십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전기차는 차량 전체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배터리가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쉽게 폐기하거나 또는 교체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환경 또는 안전 관련 이슈까지 함께 얽혀있는 셈이다.

다행히 업계에서는 관련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31일,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 계열사 한화솔루션(한화큐셀 부문)이 전기차에서 회수한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차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이 고도화되고 여러 가지 효율화가 이뤄지겠지만, 지금의 차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기름을 태우는 과정이 줄거나 사라지면 배출가스 문제가 개선되겠지만 어쨌든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를 얻는 과정, 또는 얻고 난 이후의 과정에서 환경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남을 수 있다. 이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야 하는 것이 업계의 과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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