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코로나 인종차별 만연 “중국인, 이주민 절반...마스크도 못사" 
국내서도 코로나 인종차별 만연 “중국인, 이주민 절반...마스크도 못사" 
  • 김형수 기자
  • 승인 2020.03.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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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들춘 한국 인종차별 민낯
​​​​​​​한국인 위주 정부 방역대책…소외된 이주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코로나가 드러내는 인종차별의 민낯 증언대회’가 열렸다. (김형수 기자) 2020.3.20/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코로나가 드러내는 인종차별의 민낯 증언대회’가 열렸다. (김형수 기자) 2020.3.2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학교에는 '중국인 학생들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거나 급식을 먹는 것도 불안하다'는 항의가 들어왔다. 즐겨찾던 식당을 더 이상 갈 수 없는 사람도 있었다. 그가 중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제호 이주민센터 변호사는 2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가 드러내는 인종차별의 민낯 증언대회’에 참석해 중국인, 중국동포들이 들었던 노골적 혐오와 차별의 사례를 전했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이제호 변호사를 비롯해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고기복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김영아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제호 변호사는 ‘대림동의 주민들이 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을 하는 등 위생불량 매우 심각하다’거나 ‘중국인 또는 화교처럼 보이는 사람 중 마스크를 착용하는 비율이 낮았다’는 내용의 근거나 사실 확인이 부족한 언론의 표현도 중국인과 중국동포 등을 향한 공포심이 확산하는 데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제호 변호사는 중국 출신 아이들이 저항하지 못하고 혐오와 차별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호 변호사는 “짱개, 다문화라고 불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코로나’로 불리면서 놀림받고 있다”면서 “그 이야기를 듣는 당사자는 자신이 마치 질병의 죄인 마냥 한국국적의 주민들 속에서 죄지안 사람처럼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호 변호사는 이어 “코로나와 관련한 중국출신자 혐오는 그 무엇보다 건강과 생명의 위협으로 인한 공포심에서 나오는 혐오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혐오에 더 큰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삶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한국 국적이 아닌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은 비단 차별과 혐오의 말뿐만이 아니다. 이주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필수품으로 꼽히는 마스크 한 장에서도 차별을 느낀다. 허오영숙 대표는 대구에서 거주하는 한 이주여성이 겪은 일을 소개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대구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가족 구성원 1명당 3매씩 마스크를 나눠줬다고 한다. 외국인인 이주여성의 몫은 없었다. 외국인은 마스크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민센터에 이주여성의 시어머니가 항의한 뒤에야 마스크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정부는 마스크를 공평하게 보급하겠다고 밝히고 마스크 판매 5부제를 시행하는 등 대책도 내놨지만 많은 이주민들은 돈을 들고 가도 마스크를 살 수 없다. 고기복 대표는 정부의 마스크 보급 대책이 이주민을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국인은 건강보험증과 외국인등록증을 함께 제시해야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복 대표는 “건강보험 가입 자격이 되지 않는 6개월 미만 체류 이주민이나 미등록자는 (마스크를) 구매할 자격조차 부여받지 못한다”면서 “사업자등록 없이 영농 사실 확인만으로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업체 소속 이주노동자나 단기 방문자 등도 원천적으로 마스크 구매 자격에서 배제된다”고 했다. 고기복 대표는 이어 “현실적으로 체류 외국인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살 자격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허오영숙 대표는 “국가의 정책이 기본적으로 국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로의존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에서 조선학교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한 게 이슈가 됐는데, 한국에서도 학교를 통해서 마스크를 배부했다면 화교학교에도 마스크가 배부됐을까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주민들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얻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난주관방송에서 외국어 자막을 내보내기 시작했지만 제공하는 언어는 영어와 중국어에 그치고 내용은 예방수칙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다. 지역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발송되는 긴급 재난 문자메시지는 한글로만 적혀있다. 문자메시지에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면 연결되는 지자체의 인터넷 페이지에도 정보는 한글로만 명시돼 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다국어로 정확한 정보 제공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는 평등한 대책 △마스크 지급 △혐오와 차별 중단 등을 촉구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의 생명도,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생명도 한국 사람의 생명과 다르지 않다”면서 “바이러스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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