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용제 들어있지 않은 무용제 도료 사용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 감소, 도장 작업 위험 감소 예상

 

KCC가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과 공동 개발한 친환경 무용제 도료가 32만5천t급 초대형 광석선에 적용된다. 사진은 새 도료를 적용할 예정인 선박과 동일 선종의 폴라리스쉬핑 광석선 (KCC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CC가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과 공동 개발한 친환경 무용제 도료가 32만5천t급 초대형 광석선에 적용된다. 사진은 새 도료를 적용할 예정인 선박과 동일 선종의 폴라리스쉬핑 광석선 (KCC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KCC가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과 공동 개발한 친환경 무용제 도료가 32만5천t급 초대형 광석선에 적용된다. 현대중공업에서 진행하는 신조 프로젝트 중 무용제 도료를 적용한 선박은 해당 사례가 처음이다. 해당 선박은 폴라리스쉬핑이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것으로, 폴라리스쉬핑은 자사 신조 선박에 무용제 도료를 우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친환경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CC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무용제 도료는 대기오염과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 도료다. 유기 용제가 들어있지 않아 대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을 낮추고, 도장 작업을 진행할 때도 질식이나 화재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무용제 도료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 등에 부딪혀 상용화되지 못했는데, KCC와 현대중공업이 긴밀한 기술협력을 통해 이를 해결하면서 향후 선박 도료 분야에서 환경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KCC 홍보팀 김학범 과장은 “페인트 등의 도료가 친환경이냐 아니냐 여부는 일반적으로 용제 또는 무용제 여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동차나 선박 또는 중공업 등에 사용하는 도료는 건축용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용제를 실현하기가 어려웠지만, 그 부분을 기술적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CC는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과 공동 개발을 통해 유기 용제 성분 없이도 선박에 요구되는 안전성과 높은 기본 물성은 유지하면서도 도료 자체의 적절한 점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수 기술을 적용해 도장 작업성을 크게 개선했다.

◇ 친환경 이슈에 공정 기간 단축 등 건조 효율성 향상도 기대

1회 도장만으로도 다양한 두께의 도막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 신조선 도장 사양 표준화 및 도장 공정 기간 단축 등 선박 건조 효율성 향상에 기여했다. 해당 선박은 폴라리스쉬핑이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32만 5,000톤급 초대형 광석선이다. 광석선은 철광석 등의 광석을 운반하는 전용 화물선이다.

김범성 KCC 도료사업부장은 “무용제 도료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이번 적용을 계기로 친환경 조선 기술 저변을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친환경 기술 적용 확대는 기업의 소명이자 의무인 만큼 앞으로도 친환경 도료 제조사로서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재을 현대중공업 기술본부장은 “무용제 도료 적용으로 작업 환경이 개선되어 회사의 안전 최우선 정책에 부응하고 정부의 친환경 정책 준수 및 새로운 도료 기술 개발을 통한 차별화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조 프로젝트에 무용제 도료를 처음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향후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과 환경을 고려하는 기술 중심의 친환경 조선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친환경 무용제 도료는 선박 도료 분야에서 국내 조선소 차세대 표준으로의 사용 확대도 기대된다.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무용제 도료 사용을 권장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선박 도장 작업 시 대기오염 방지 시설을 설치하거나 이를 설치하지 않는 대신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이 적은 친환경 무용제 도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만 한다. 무용제 도료 사용 비율은 2020년 2%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60%이상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폴라리스쉬핑은 2016년부터 고효율∙친환경 신조선 확보를 통한 대체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다. 폴라리스쉬핑은 신조선박으로 대체하기 위하여 국내 현대중공업에 총 18척을 발주하여 2018년부터 매년 2~5척씩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