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에 유리한 전당대회 룰(TV토론 2회만 개최) 놓고 판 흔들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빅3'.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빅3'.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오는 27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TV 토론회 횟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가 TV토론 횟수 확대를 주장하며 판 흔들기에 나섰다.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당대회 TV토론회를 본경선에서 2회 개최하고 합동연설회는 4회에 걸쳐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TV토론에 익숙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덜 검증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북 콘서트 ‘도전 끝장 3시간 비전강연-미래, 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 행사 직전 기자들과 만나 “유튜브도 있고, 인터넷도 있고, 방송사 사정 때문에 횟수를 제한한다는 건 시대 추이에 맞지 않는 과거 회귀적, 퇴행적 판단”이라며 TV토론회 횟수를 2회로 제한하면 후보 간 검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한층 더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 선관위에서 정한 잠정적인 TV토론 일정을 보니 특정 후보(황 전 총리)를 위해 TV토론을 최소화해 검증 기회를 안 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특정 후보에 줄선 실무자급 국회의원의 작품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당대회는 국민적 축제다. 중립적으로 관리하고 투표 며칠 전까지 3회 이상 본선 TV토론을 마치도록 해야지 투표 당일 TV토론을 추진하는 것은 선거 사상 한 번도 없는 일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TV토론 일정은 후보자 측 대리인과 합의하에 정하는 것이 관례”라며 “만약 그렇게 진행할 거면 선거 하지 말고 그냥 (황 전 총리를 당 대표로) 추대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명심하라.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경고했다.

홍 전 대표는 1일에도 페이스북에 “정치 24년을 하면서 수 없는 선거를 치렀지만 선거 당일 TV토론을 하는 것은 처음 봤다. 후보자의 정견과 정책, 신상을 검증하지 않고 깜깜이 선거를 하라는 것인데 이런 선거는 TV토론이 도입되고 난 이후 처음 보는 일이다. 특정 후보의 검증을 피하기 위해 깜깜이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것은 모처럼 호기를 맞은 당 지지율 상승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는 “여러 의견을 들어 당 선관위가 결정했을 것”이라며 “선관위가 정한 절차대로 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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