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구청의 순번대기표·영수증에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 검출

[출처=송옥주 의원실]

 


서울시 기초단체들에서 사용하는 순번대기표와 영수증에서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물질들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더불어민주당·비례)의원과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여성환경연대, 환경정의 합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이들은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한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 산하 25개 구청의 순번대기표와 영수증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총 43개의 순번대기표와 영수증 감별지 중 90.7%(39개)에서 비스페놀A가, 9.3%(4개)에서 비스페놀S가 검출됐다. 검출된 비스페놀A의 평균농도는 1.16%로 0.72~1.64% 수준이었고, 비스페놀S가 검출된 4개 감열지의 평균농도는 0.73%로 0.51~0.97% 수준이었다.

송 의원실에 따르면 비스페놀A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정자수를 감소시키고 사춘기를 촉진하며 어린이 행동 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15년 비스페놀A 사용을 금지했고, 유럽화학물질관리청은 2016년 '감열지에서의 비스페놀A 농도를 0.02%로 제한'할 것을 승인해 2019년부터 효력이 발생할 전망이다. 

비스페놀은 영수증과 같이 열을 가해 글씨를 나타내는 감열지에 사용된다. 비스페놀A와 유사체인 비스페놀S, 비스페놀B 등이 표면에 색을 내는 염료(현색제)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비스페놀의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미국에선 최근 비스페놀 화합물이 없는 영수증이 개발됐다.  

지난해 10월,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와 서울시 공공기관의 비스페놀 함유 영수증 사용실태가 송 의원에 의해 지적됐다. 환경부는 한국인의 비스페놀 노출량에 대한 연구사업을 추진 중이며, 서울시는 '시청 열린민원실'에서 사용하는 감열지는 비스페놀A 없는 친환경 제품을 구입해 사용중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서울시가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해 즉각 시정조치를 취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된 시청 민원실의 제품만 교체할 것이 아니라 구청 등 산하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유해물질 점검과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구매가이드 등 지침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이번 조사를 토대로 서울시에 유해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시민의 건강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예방적 환경보건 정책 수립과, 이를 총괄할 담당부서 신설 및 인력 충원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송 의원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통해 몸 안에 축적된 유해화학물질의 총량을 알아보기 위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바디버든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송 의원은 "일상생활에서의 환경호르몬 오염원을 피하기 위해 개인의 노력과 함께 사회가 해결해야 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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